中·美 출시 예정 스마트폰에 적용
삼성, 비메모리 영향력 확대 기대
삼성, 비메모리 영향력 확대 기대
출처=모토로라 홈페이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2G(2세대) 휴대전화 시장에서 위용을 떨쳤던 모토로라가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반도체를 앞세워 부활을 노린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모토로라와 손잡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8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중국과 미국 등에 출시할 차기 스마트폰 '원 비전(P40)'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대신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등 현지 외신들은 이 폰에 10나노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 9610 칩셋이 탑재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9610은 아니지만 엑시노스 7 시리즈 AP가 들어간 것은 맞다"고 전했다. 모토로라는 이미 엑시노스 AP를 탑재한 경험이 있다.
이 제품은 구글의 순정 운영체제(OS) 인증 프로그램인 '안드로이드 원' 인증을 받은 모토로라의 중간 수준의 스마트폰이다.
모토로라는 최근 미국 최대 통신 업체 버라이즌과 함께 다음달 중 세계 최초의 5G폰을 출시할 계획이고, 아울러 과거 '스타텍, 레이저'의 디자인을 적용한 폴더블폰 출시설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던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이후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3%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 저하로 모토로라는 지난 2014년 중국 레노버에 인수됐다. 하지만 이후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효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삼성전자 AP 채용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메이주 등 일부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급형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AP를 탑재하면서, 퀄컴의 유일한 대항마로 삼성전자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AP 점유율은 작년 9월 기준으로 퀄컴이 39%를 차지하고, 미디어텍이 23%, 애플이 14%, 삼성전자가 11% 등의 순서다. 애플의 경우 사실상 자사 스마트폰용 AP에만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디어텍과 삼성전자 정도가 퀄컴과 경쟁할 수 있는 상대로 꼽힌다.
한편 삼성전자는 AP 뿐 아니라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에서도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등 메모리 의존도를 줄이고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고 포부를 내놓은 바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