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수출 구조적 침체, 특단대책 필요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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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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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수출 구조적 침체, 특단대책 필요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팀장

수출이 심상치 않다. 작년에 한국 경제를 지탱했었던 수출 전선에 연말부터 적색 신호등이 켜졌다. 작년 12월 수출액 증가율이 전년동월대비 -1.7%였다. 보통 이전까지 수출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연말에는 새해가 오기 전 실적 달성을 위한 밀어내기의 영향으로 좋아진다. 작년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1월 수출 증가율은 -5.9%, 2월은 -11.1%, 3월은 1~10일간 -19.1%로 이런 흐름이 머무른다면 올해 1분기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마이너스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마이너스 수출인 셈이다. 수출에서 이상이 생기면 기업의 투자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잖아도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및 건설 경기가 냉랭한 가운데 고용 시장에는 한파가 가시지 않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우리나라 수출이 부진한 것은 세계 경기의 둔화가 가장 큰 이유다. 세계 각국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입 수요가 위축돼 우리나라에서 이들 국가로 수출하는 것도 감소하는 것이다. 지금 세계 경제는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국면이다. OECD 국가들의 산업생산은 2017년 연말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세계 상품 거래의 약 90%를 차지하는 70개국 수출 자료를 합계한 자료인 WTO의 세계 수출 증가율도 2018년 연초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세계 수출 증가율은 2018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14%였지만 11월에는 6%로 주저앉았다.

세계적으로 가계 소득이 더디게 증가하고 부채 부담이 커서 소비 활동도 시원찮다.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의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의 경향은 오래되었다. 지금까지는 중앙은행에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했기에 부채를 덜 신경쓰면서 경제 활동을 했지만, 이제 중앙은행에서 풀었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기 시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경제 활동은 제약을 받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글로벌 경기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국 입장에서는 특히 중국 경기 둔화가 제일 큰 걱정이다. 제1의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휘청거린다. 중국은 작년 6.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6.5%로 낮추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감속이다. 그 점을 인정해도 우려되는 점은 성장률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 시행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점이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 누적된 부채와 부동산 과잉 투자가 내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폭적인 경기 부양은 부실을 계속 키울 수 있다. 이는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버블을 형성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중국 경제는 안정적으로 둔화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이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 근방의 아세안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수출입도 타격을 받는다.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은 2010년대 들어 중국에 대한 수출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국이 아세안 5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중국이 저부가·가공무역 중심에서 고기술·중간재 중심으로 산업고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중국이 가공무역을 억제하고, 글로벌 기술기업(tech firm)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담당했던 글로벌 공급망의 역할을 아세안 5개국이 일부 차지하게 된 것이다.

세계 경기도 그렇지만 한국의 전체 수출 중에서 40%를 차지하는 중화권과 아세안 경제의 부진은 우리 경제가 기대었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수출 시장에 수요가 없는 것을 바다 건너에 있는 국가가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겠는가. 기업들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치열한 수출 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정책 당국은 존재감을 더 명확히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일단 교역 측면에서는 수출 기업 자금조달을 원활히 지원해 주어야 한다. 수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환율 급변동의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도록 무역보험 가입을 독려해야 한다. 국가경제 전체적으로는 올해 수출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내수 경기가 버틸 수 있도록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운영하고 재정지출은 더 확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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