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블록체인, 버블인가 혁명인가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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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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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블록체인, 버블인가 혁명인가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때 4차산업의 핵심기술로 주목을 받았던 블록체인이 아직까지 이렇다할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많은 관심과 전망을 받았던 블록체인에서 가시적 현상이 나타나지 않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또다른 버블인가라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의 뒤를 이어 세상을 바꿀 혁명적 기술이라 평가됐었던 블록체인이 가시적 성과는 커녕 비트코인의 몰락으로 그 명성에 치명적 해가 된 점을 보면 버블논란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혹자는 블록체인이 과대평가되었다고 하는 이도 있고, 혹은 블록체인 혁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 최근의 여러 새로운 기술들에서 투명성, 효율성, 비용 등 글로벌 공급사슬에 만연한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블록체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구체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고 볼 수 있다. 보안, 신뢰, 정보 문제등의 부정적 측면과 함께 시간과 관리비용을 절감하는데 획기적인 도움이 되고, 정보 공유방식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잠재력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보면 기술의 혁신이 일어나고 안정화되고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기술혁신의 과정에서 보면 블록체인은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혁신기술발전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보면 기술발전은 기술 촉발, 기술의 거품, 환멸의 저점을 거쳐 기술의 안정화가 시작되는 기술 재조명의 단계를 따른다. 블록체인은 수년전 기술 촉발을 거쳐 가상화폐 거품과 비트코인의 대몰락이라는 환멸의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다음의 단계는 블록체인의 기술의 방향성이 나타나는 안정화 시기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잔존하는 여러 보안, 규제, 신뢰 문제로 볼 때 안정화 시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이라는 체인의 인프라는 갖추어져 있지만 그 인프라 위에 탑재할 킬러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장애이다. 인터넷혁명이 빠르게 안정화된데는 인터넷이라는 기반 위에 웹, 이메일,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킬러 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가시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잠재력을 증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직 기술의 성숙도가 일정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수년간은 블록체인에 대해 기업들은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의 단계였다면 2018년은 블록체인 기술을 온전한 형태로 구현한 '도입의 해'로 볼 수 있다. 개념조차 이해가 되지 않아 모호했던 블록체인이 일부나마 기술이 현실화된 것이다. 앞으로 수년간은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신뢰 도구의 하나로 블록체인과 관련 서비스가 시험을 받는 테스트베드(test bed)의 시간이 될 것이다.

여러 불확실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의 활용을 본격화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머스크(Maersk)는 글로벌 규모로 제품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시험을 성공시켰으며 보쉬(BOSCH)는 주행 거리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했다. 보쉬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을 이용해 자동차의 거리를 파악하게 한 뒤, 이를 블록체인으로 저장케 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는 스마트폰에서 조회할 수 있게 했다. BMW도 블록체인 기반의 주행 거리 기록 시스템을 개발해 중고차 구매자에게 믿을 수 있는 주행거리 정보를 제공할 전망이다. 월마트나 까르푸는 식품 공급 추적을 위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파괴적 혁신 기술로서 현재 기술적 성숙도가 낮은 단계이지만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다. 사회에 블록체인 기술이 보편화되고 사회적으로 일반화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 보안, 공유, 투명성, 책임성 등의 가치가 기반이 되는 수평적 네트워크 거버넌스가 이루어질 것이다. 블록체인은 신뢰를 만들어 주는 기술로서 다양한 사회기반 시스템을 신뢰기반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 교류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신뢰성 향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더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신뢰성, 투명성, 공유성의 가치는 데이터 활용생태계 조성에 큰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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