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이 떨어져 생기는 동맥경화의 진단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사진)과 김진수 유전체교정연구단 수석연구위원 연구팀이 싱가포르 연구팀과 함께 활성화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형광물질 'CDg16'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는 체내에 침입한 물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대식세포로 분화하며 항원을 만든다. 이런 특성 때문에 동맥경화나 알츠하이머병, 암 등을 유발하는 염증부위를 정확히 찾으려면 활성화대식세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8200여개 종류의 형광 유기분자를 탐색해 활성화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화합물을 찾아 'CDg16'으로 명명했다. 이 물질은 활성화대식세포 내 리소좀을 염색하고, 세포독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동맥경화 실험쥐를 활용해 CDg16의 효능을 검증한 결과, 생쥐의 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거나 혈전이 축적돼 생기는 '죽상경화판'에서 활성화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것을 확인했다. 염색이 된 죽상경화판이 동맥경화를 유발한 염증부위라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CDg16은 특정한 결합단백질 없이 세포 내에서 운반됐는데, 이는 SLC단백질에 CDg16을 전달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파악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유전체교정연구단과 함께 특정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는 '활성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에 기능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SLC18B1 막운반체'를 통해 CDg16이 활성화대식세포에 직접 들어가 염색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활성화대식세포에서 과발현된 SLC18B1 막운반체를 통해 CDg16이 활성화대식세포에 직접 들어가 염색에 관여한다는 것이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활성화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형광물질은 앞으로 다양한 염증성 질환 진단과 약물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