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카·페·인 우울증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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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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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카·페·인 우울증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SNS의 이용이 급격히 늘어났다. 처음에는 기존의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친목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사용됐지만 곧 같은 관심을 가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사귀는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 형성의 장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SNS가 발달하면서 점점 댓글 수에 집착하고 타인과 비교해 댓글이 적으면 불안해지며, 악성 댓글에 상처 받고 힘들어 하면서도 SNS에 집착하게 되는 시간은 오히려 늘어나는 사례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를 카·페·인(카카오 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우울증이라고 부르게 된다.

또 SNS에서 멋지게 사는 사람을 보면서 비현실적인 환상에 빠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서 자신들의 화려하고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기 원하게 되며 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19세에서 59세 사이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36.1%가 SNS게시물은 자기 과시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람이 무리해서 최고급 승용차를 하루 동안 렌트한 다음 마치 자기 소유인 것처럼 SNS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SNS에 올린 사람과 이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 모두가 사실은 피해자인 것이다.

문제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SNS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과도하게 집중하게 되면서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면서 우울증이 오게 된다는 점이다. 그 뿐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글들이 SNS를 통해 올라오면서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한 쪽의 주장만 듣고 사실은 피해자였던 상대방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와 댓글 숫자가 많을수록 게시물의 주인공은 과시욕과 우월감을 느끼면서 이를 권력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그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일부는 상대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의 처량함,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카·페·인 우울증을 앓게 되는 것이다. 2014년 피츠버그 대학에서 19세에서 32세 사이의 성인 17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SNS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7배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물론 SNS가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페이스북을 하고 난 후의 느낌에 대한 조사에서 지루하다, 화가 난다, 좌절감을 느낀다, 죄책감이 든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즐겁다, 만족한다, 정보가 있다, 흥미롭다라는 답변도 있다. SNS 자체는 연락이 뜸했던 친구의 소식을 알게 되고 맛집 등 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얻으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수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마케팅의 창구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카·페·인 우울증


다만 지나치게 SNS에 집착할 경우 자신이 꿈꾸는 모습을 SNS를 통하여 무리하게 실현하려고 하면서 우울증이나 혹은 더 나아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SNS상의 가상의 세계를 진실로 믿는 리플리 증후군으로까지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허구 세계를 진실이라 믿어 상습적으로 거짓말과 허황된 행동을 반복하는 일종의 정신병으로 일반 거짓말과 다른 점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는 것이다.

만일 SNS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생각하면 소셜미디어 계정을 비활성화하거나 스마트폰에서 앱을 과감하게 지우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행복감이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그리고 SNS에서 보이는 장면들은 결혼 사진이나 졸업 사진처럼 공들여서 준비한 특별한 모습이지 그것이 그 사람의 진솔한 삶의 모습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인식하고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SNS의 가장 큰 기능이 '인맥 쌓기'지만 인맥 자체가 목표가 되면 곤란하다. 수만 명의 팔로워보다는 어려울 때 옆에서 지켜주고 격려해주는 한 명의 진실된 친구가 훨씬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코펜하겐대학원의 연구에 의하면, 페이스북 사용을 일주일 이상 중단했을 때 삶의 질에 더 만족하게 되고 자신의 행복 수준이 더 높다고 평가했으며, 동일한 실험에서 페이스북을 중단하는 실험을 끝까지 완료한 참가자들은 실험 후 일제히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실험 전 친구의 SNS 활동에 질투를 느낀다고 답했던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SNS를 중단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크게 행복 수준이 개선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LP판이 유행하는 것처럼 스마트 기기가 발달하면서 오히려 아날로그 삶의 소중함이 강조되고 있다. 독서와 사색은 사고의 깊이를 깊게 하고 인생을 성찰하게 한다. 그리고 운동은 체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머리를 맑게 하여 삶의 활력이 살아나게 된다. SNS를 하는 대신 독서와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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