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 혁신이 답이다
금융 벽이 무너진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등 혁신정책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 금융 규제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합점포 규제는 일부 완화됐지만 상품 등 서비스 통합 기능은 아직 더 손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 복합점포가 설립된 것은 4년이 채 안된다. 물론 신한금융지주가 이보다 빠른 2012년에 복합점포 개념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당시엔 리테일보다 기업금융과 특정 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뱅킹만 가능했다. 신한금융은 2012년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업무를 함께 제공하는 기업금융투자(CIB)사업무분과 고자산 고객에게 은행과 금융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WM(웰스 매니저)사업부문을 출범하면서 통합서비스의 시초를 열었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복합점포 제도를 허용한 시기는 2015년이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10월 은행지점에 증권업을 허용하는 제도를 만들었고 다음 해 7월 보험사도 복합점포 입점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상품 판매 허용 등 서비스 부문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일본 복합점포 활성화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8년부터 은행과 증권의 겸업, 은행 창구에서의 투신 판매 허용 등 겸업화 확대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1년 화재보험, 2002년 개인연금보험 등 은행의 보험판매를 점진적으로 허용하다 2007년 전면 허용했다. 특히 일본은 점포뿐 아니라 상품 등 서비스부문까지 통합했다.
우리나라는 정기보험이나 종신보험은 은행에서 팔지 못하고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등 증권 투자 상품의 경우 금융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은행 판매가 가능하다.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은 은행 직원이 보험과 증권 파생상품까지 판매하는 등 복합점포 기능을 넘어 서비스부문까지 통합했다"면서 "우리나라는 한 점포 내 은행과 증권, 보험이 있지만 상품 가입은 원스톱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이 복합점포를 서둘러 도입한 이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종합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한 금융소비자의 니즈로 복합점포의 필요성이 증대됐다. 노후대비를 위해 예적금 상품에서 신탁·증권상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활용한 자산관리 수요를 충족할 복합점포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국민은 현금이나 예금이 가계 금융자산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매우 높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에서 투자신탁 상품 직접 판매가 허용된 이후 투자신탁 규모가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국민 역시 대다수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상품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승제기자 bank@
금융 벽이 무너진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등 혁신정책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 금융 규제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합점포 규제는 일부 완화됐지만 상품 등 서비스 통합 기능은 아직 더 손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 복합점포가 설립된 것은 4년이 채 안된다. 물론 신한금융지주가 이보다 빠른 2012년에 복합점포 개념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당시엔 리테일보다 기업금융과 특정 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뱅킹만 가능했다. 신한금융은 2012년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업무를 함께 제공하는 기업금융투자(CIB)사업무분과 고자산 고객에게 은행과 금융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WM(웰스 매니저)사업부문을 출범하면서 통합서비스의 시초를 열었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복합점포 제도를 허용한 시기는 2015년이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10월 은행지점에 증권업을 허용하는 제도를 만들었고 다음 해 7월 보험사도 복합점포 입점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상품 판매 허용 등 서비스 부문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일본 복합점포 활성화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8년부터 은행과 증권의 겸업, 은행 창구에서의 투신 판매 허용 등 겸업화 확대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1년 화재보험, 2002년 개인연금보험 등 은행의 보험판매를 점진적으로 허용하다 2007년 전면 허용했다. 특히 일본은 점포뿐 아니라 상품 등 서비스부문까지 통합했다.
우리나라는 정기보험이나 종신보험은 은행에서 팔지 못하고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등 증권 투자 상품의 경우 금융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은행 판매가 가능하다.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은 은행 직원이 보험과 증권 파생상품까지 판매하는 등 복합점포 기능을 넘어 서비스부문까지 통합했다"면서 "우리나라는 한 점포 내 은행과 증권, 보험이 있지만 상품 가입은 원스톱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이 복합점포를 서둘러 도입한 이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종합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한 금융소비자의 니즈로 복합점포의 필요성이 증대됐다. 노후대비를 위해 예적금 상품에서 신탁·증권상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활용한 자산관리 수요를 충족할 복합점포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국민은 현금이나 예금이 가계 금융자산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매우 높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에서 투자신탁 상품 직접 판매가 허용된 이후 투자신탁 규모가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국민 역시 대다수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상품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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