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본 기업의 부활을 배우라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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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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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 기업의 부활을 배우라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과 일본은 최근 첨예한 정치 이슈들로 양국 간의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여년 간 일본 경제의 침체와 일본 기업의 쇠락으로 한국은 일본 경제와 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물론 일본 기업들이 살아나고 있다. 가전 시장을 빼았겼던 파나소닉,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쳐졌던 소니, 게임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닌텐도, 화장품 산업에서 아시아 리딩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잃었던 시세이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은 부활을 넘어 비상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부활은 기업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A(Ability, 능력)-B(Business, 사업)-C(Condition, 조건)를 재창출한 결과이다. 즉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생은 기업 능력(Ability)을 지속 향상시키고, 미래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사업(Business)으로 진출하고,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해 줄수 있는 조건(Condition)이 조성된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일본 경제가 어려운데도 일본 기업은 지속 성장을 위해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을 강행하였고, 이런 일본 기업의 과감한 선택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정책을 마련해 주었다.

일본 기업 경쟁력 회복의 바탕에는 과감한 R&D 투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2018년 일본 주요 247개 기업의 R&D 투자 총액은 약 12조엔으로 자동차 산업 분야가 4조엔 넘게 차지하고 있다. 도요타는 1조 800억엔, 혼다는 7900억엔 투자하였고, 소니, 파나소닉, 미쓰비시 전기도 막대한 R&D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속에서 일본 대표기업은 2010년 전후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였지만, 핵심 제조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해왔고 결국 이런 R&D 투자가 일본 기업의 부활을 가능하게 하였다. PWC가 발표한 1000대 글로벌 혁신기업 중 171개 일본 기업은 2010년부터 R&D 투자를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능력(Ability) 향상을 통한 지속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일본 기업의 꾸준한 R&D 투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회생을 가능하게 하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던 일본 가전기업의 경우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사업 분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소니는 컴퓨터, 오디오 등 저수익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차량 이미지 센서 개발 등에 집중 투자하였고, 파나소닉은 경영효율화를 위한 기업 규모의 축소와 함께 자동차 배터리와 인공지능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쓰비시 전기는 스마트공장과 자율운전 기술에, 히타치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물론 새로운 사업(Business) 개발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일본 기업은 이제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한 능력 향상과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지속 성장은 일본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가로 막았던 법인세를 인하, 환경 및 노동 규제를 완화 그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엔화 약세 및 FTA 추진 등의 조건(Condition)이 마련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일본 정부의 기업 중심으로의 정책적 변화는 일본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었고 기업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과감한 변신을 할 수 있었다. 1960~70년대 일본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였던 정부와 기업 간 의 발전적 협력 관계의 회복이 일본 기업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 결국 일본 기업과 정부의 A-B-C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 노력이 일본 경제의 침체를 극복하고 일본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경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은 일본 기업의 부활로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일본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에게도 뒤처질 정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 침체-한국 성장-중국 도약'의 패러다임 속에서 동북아 기업이 경쟁하였다면 앞으로는 '일본 부활-한국 침체-중국 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동북아 기업은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쉽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를 회복하기 위한 해법을 강구하는데 있어서는 기업과 정부가 서로의 책임만을 탓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부활처럼 우리 기업과 정부는 A-B-C 구축을 위한 각각의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 기업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의 발판이 될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런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조성에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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