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유튜브와 가짜뉴스

장주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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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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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유튜브와 가짜뉴스
장주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유튜브에 넘쳐나는 가짜 뉴스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 국내 일부 정치인들이 구글코리아(유튜브의 모회사)에 리스트를 주며 삭제 요청까지 하였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진실이란 '언제나 옳거나 언제나 그르다'라는 이분법적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거절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철학적인 대답이고 더 솔직히 말하면 유튜브의 DNA에는 '진실 추구'라는 성분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에서는 시청자가 채널만을 선택한다. 반면 유튜브에서는 시청자가 컨텐츠를 직접 선택한다. 공중파 방송의 컨텐츠에 대한 책임은 방송국에 있기에 자체 여과 과정을 거친다. 반면 유튜브는 불특정 다수의 개인들이 올린 영상을 시청자들이 선택하여 본다. 유튜브 컨텐츠에 거짓이나 유해한 것이 있다고 할 때 그 책임을 누구에게 어떻게 추궁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초대기업인 유튜브를 방송국처럼 생각하여 왜 그런 영상을 '미리' 제거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하게 되는 것 같다.

하루에 올라 오는 영상이 66년치 분량이라고 한다. 유튜브가 이 엄청난 양의 컨텐츠에 대해 일일이 거짓이나 유해성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유튜브에게 책임을 물을 만한 것은 유튜브가 다음 시청할 영상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 이 추천이 유튜브 자체의 알고리즘에 의한 것이므로 가짜 뉴스나 유해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에 대해 유튜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청되는 영상의 70%가 유튜브가 추천한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유튜브 추천은 구글의 인공 지능팀에서 개발한 딥 러닝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다. 딥 러닝은 사람의 뇌신경계를 닮은 컴퓨터를 만들어 놓고 이것을 학습시켜 사람의 지능을 흉내 내는 것이다. 사람처럼 지치지 않고 사람보다 수백만 배 빠르다. 때문에 인간이 수 천 년의 경험을 통해 걸려서 알아낸 일을 단숨에 알 수 있다. 최신형 알파고는 컴퓨터끼리 수백만 번의 바둑을 둠으로써 인류가 수 천 년에 걸쳐 알아낸 정석들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또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정석까지 창조하는 놀라움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가 추천한 영상들에 개미가 꿀 따라 가듯 빠져 드는 것은 이처럼 무시무시한 딥 러닝 알고리즘이 뒤에 숨어서 우리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딥 러닝에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다. 인간을 흉내 내고 인간을 훨씬 능가하지만 목표만을 향한 외골수여서 인간처럼 주변 정황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딥 러닝을 학습시키려면 매우 구체적으로 정의 가능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알파고의 목표는 '집의 갯수'이고 유튜브의 목표는 '시청 시간'이다. 따라서 유튜브는 목표가 아닌 '진실'과 '도덕성'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영상을 추천한다. '진실', '도덕성', '정치적 중립' 등도 목표로 설정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얘기이다. '진실'이라는 목표를 컴퓨터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이것이 유튜브에는 '진실 추구'의 DNA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구글 책임자가 말한 것처럼 영상 내용과 관련된 위키피디아를 연결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끌자 서로 반대편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시청 시간'만을 목표로 하는 유튜브가 영합하여 개인의 '정치적 편식'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유튜브에서 생기는 문제는 유튜브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자극적인 가짜 뉴스를 유튜브에 퍼뜨린다면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반박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 된다. 판단은 수많은 유튜브 시청자들의 집단 지성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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