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한국은 4차산업혁명 올라탈 준비 됐나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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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한국은 4차산업혁명 올라탈 준비 됐나
최경섭 ICT과학부장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오는 3월 말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 된다. 5G는 단순히 4G(LTE) 이동통신 보다 20배 이상 빠른 기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동 중에도 기가(Gbps)급의 초연결 서비스가 거의 시차없이 가능해 지면서, 과거에는 상상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했음직한 서비스가 현실화 될 것이다.

이미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차, 인간과 대화하고 인간을 대신하는 AI(인공지능) 로봇들이 현실속에 등장하고 있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들이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에 도입되고 있고, 초연결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홀로그램도 상용화가 임박했다.

70년대 건설된 고속도로가 전국 구석구석을 연결하며 산업화를 위한 대동맥이 된 것처럼, 5G도 향후 4차산업혁명 시대 미래 신산업을 이어줄 초연결 신경망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반 인프라가 될 5G 인프라 구축 수준이나 기술개발에서 한국은 단연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5G 조기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통신 3사가 가장 먼저 전국망 구축에 돌입했다. 3월 말 예정대로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경우,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에 나서는 타이틀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업체들도 분주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업체들도 5G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삼성, LG는 5G 특허 경쟁력에 디스플레이, 부품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애플, 화웨이 등 경쟁사들을 따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혁신과 변화의 속도가 너무 느린 데 있다. 5G 인프라 구축 수준과 기술개발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신기술과 신사업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기존 전통산업과 접목하는 소통에서 너무 취약한 실정이다.

실제 다보스포럼이 UBS(Union Bank Switzerland)를 통해 조사한 주요국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기반 환경이 너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4차산업혁명 시대로 '퀀텀점프' 하는데 필요한 기반 인프라와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동시장, 교육시스템, 법률시스템 등 제도적, 사회적 플랫폼은 중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리가 한 수 아래로 보던 중국이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반 플랫폼에서는 한 수 위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충격적이다.

우리는 과거 남보다 앞서 문명사적인 발견을 하고도 시장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추락한 사례들을 수없이 봐 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국의 '적기조례' 규정이다. 영국은 19세기 중반, 증기자동차를 발명하고 세계 최초로 자동차 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인 마부 노조와 이에 동조한 정치권의 발발로 적기조례 라는 악명높은 규제가 30여년 동안 시행되면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운송수단인 증기차는 마차보다 더 느린 흉물덩어리로 전락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영국의 적기조례와 같은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전국 구석구석에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망이 들어가고 있지만, 의료 소외지역민을 위한 원격진료는 10년 넘게 방치돼 있고, 미국 유럽 중국 심지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는 공유경제 서비스는 기존 전통산업과의 충돌로 한발짝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전통산업과 신산업간 다툼을 중재해야 할 정치권과 정부는 기득권 세력과 '표심'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4차산업혁명 시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가장 빠른 차를 멈춰 세웠던 적기조례를 빨리 해소하지 않는 한 한국의 4차 산업혁명도 미래가 없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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