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에
KT-딜라이브 인수합병 제자리
사실상 인수협상 '올스톱' 상태
LGU+· SKT, KT 추월 가능성
KT-딜라이브 인수합병 제자리
사실상 인수협상 '올스톱' 상태
LGU+· SKT, KT 추월 가능성
합산규제로 멈춰서 미디어 빅뱅
국회가 개점휴업을 지속하면서 KT와 딜라이브 간 인수·합병(M&A) 논의도 잠정 중단됐다. KT는 그동안 위성방송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국회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시작되면서 사실상 인수협상이 전면 '올 스톱'된 상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가 합산규제 추가연장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논의 일정이 차일피일 지체되면서 KT그룹과 딜라이브의 M&A도 길을 잃었다.
KT그룹의 유료방송 독점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된 유료방송 합산규제(33.33% 점유율 상한)는 당초 지난해 6월 기한 만료로 폐지된바 있다. 그러나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강행할 경우, 국회 논의를 무시하고 "날치기로 M&A를 강행했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결정한데 이어 SK텔레콤도 티브로드 인수를 확정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유료방송 1위사업자인 KT만 합산규제 논란에 휘둘려 M&A가 중단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M&A가 완료되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해, 단숨에 유료방송 2위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게 된다. CJ헬로 인수뿐 아니라 넷플릭스란 콘텐츠 아군을 확보한 LG유플러스는 미디어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료방송 3위로 밀려나는 SK브로드밴드도 모회사 SK텔레콤을 통해 티브로드와 손잡고 경쟁사 추격에 나선다.
반면, KT(지난해 상반기 기준 20.67%)와 KT스카이라이프(10.19%)는 시장점유율 30.86%로 유료방송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된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유료방송 1위 자리를 넘보기 위해 케이블TV 후발주자인 CMB와 현대HCN 등 추가 인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CMB의 점유율은 4.83%, 현대HCN의 점유율은 4.13% 로, KT가 합산규제로 손발이 묶일 경우, 두 사업자가 KT를 따 돌릴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발빠르게 빅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조 원대 채무상환 만기가 다가오는 딜라이브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딜라이브는 국회 합산규제 연장 행보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KT의 규제 연장 가능성을 고려해 다른 통신사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미디어 업계 일각에서, 합산규제가 후발 주자들에는 M&A를 통해 KT를 넘어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신, KT만 손발을 채우는 차별적인 기업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를 비롯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무차별적인 시장진입이 본격화 되는 상황에서, 합산규제 라는 명분으로 국내 기업에만 점유율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 적법한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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