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선택의 시간, 시간의 선택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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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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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선택의 시간, 시간의 선택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짧게는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이번 달에는 어디를 여행갈까? 올해는 무슨 일을 할까? 장기적으로는 어느 학교를 진학할까? 어느 회사에 취업할까? 누구랑 결혼을 할까? 이처럼 개인적인 선택도 주기가 짧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선택과 인생의 성장 단계별로 선택해야 되는 큰 선택이 있는 것처럼, 회사와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선택의 시간이 있다. 개인적인 선택과 국가적인 선택의 차이점은 그 선택의 파급력에 있다. 개인적인 선택은 그 영향력이 개인이나 가정에 국한되지만 국가적인 선택은 그 파급효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미칠 수 있다. 그만큼 국가 차원에서의 선택은 신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되는 시간이 오면 선택을 해야 하는데 곧바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고, 미루고 미루다 막바지에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머뭇거리거나 고민만 하다가 뒤늦은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쟁자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선택해야 할 시기에 맞추어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에 뒤지지 않고 기회를 잃지 않게 된다. 가장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는 제 때에 결정을 못하고 미루다가 때늦은 결정을 하거나 아예 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이다.

에너지자원과 같이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인 문제는 향후 수십 년을 바라보고 계획이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택과 그 선택을 언제 할 것인가가 사업을 잘하는데 중요하다. 올바른 선택을 하더라도 시간이 늦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수 있다.이는 우리가 배우자를 결정할 때 오랜 동안 고민을 하다가 시간이 지나간 뒤, "그래 결정했어!" 하더라도 이미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결혼한 후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 가지다. 또한 제대로 된 선택을 해야 한다. 마치 배우자 선택이 잘못되면 남은 인생이 힘들고 더나가서는 그 후대에도 힘들 수 있다. 제때에 제대로 된 결정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에너지자원 공기업을 바라보면 늪에 빠져 있는 것과 같다. 10년 전 지난 정부에서의 잘못된 투자가 10년 후 에너지자원 공기업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말았다. 과연 10년 전 어떤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치밀한 포트폴리오 전략 없이 고유가 시기에 이루어진 지나친 차입금과 생산광구 위주의 자산매입 전략이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2014년 이후 저유가 시기의 대응 전략 선택은 잘 된 선택인가? 제 3자의 눈으로 보기엔 진단만 하고 선택을 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책 방안을 수립하고 선택하기 위한 원인 규명만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마도 더 이상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없으니 스스로 자생을 하라는 것이 최종 결론인 것 같다. 그러나 외부 수혈이 없이는 현상 유지도 힘든 이들에게 자생을 하라고 하니 참으로 냉정한 부모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냉정함은 차라리 10년 전 당시 필요한 것이지 지금 현 상황에선 불필요한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자원가격 환경에서 정부의 지원 없이는 원금은 커녕 차입금에 의한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고,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아직도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5% 가까이 되는 한국에서 에너지자원 개발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늪에 빠져 있는 공기업이 고사하기만을 기다리는 '선택 아닌 선택'보다는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 관점에서 어렵게 확보한 에너지자원을 지키면서 공기업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일일 것이다.

사람에겐 단계에 맞는 교육과 투자가 필요하며 시기에 맞는 결정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른이 되어서도 무리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인생을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삶이 이럴진대, 자연을 상대로 천연자원을 개발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논리와 철학적 접근이 필요할지 모른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자연을 상대로 하는 일에는 반드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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