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
견제와 균형 이사회 목적 부합
OECD서도 모범사례로 규정
견제와 균형 이사회 목적 부합
OECD서도 모범사례로 규정
최태원 SK㈜ 이사회 의장 사퇴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SK의 새로운 경영 전략인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면 주주들에게 배당을 확대해 경제적 가치를 높여줄 뿐 아니라 주주들이 신뢰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투명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각 계열사 별로 하는 공유 인프라, 사회적 가치 관련 사업 외에도 기업의 지배구조까지 사회적 가치에 맞게 바꾸게 된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1월 2일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성장과 안정이 지속적이려면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구성원의 행복과 성숙도 있는 공동체를 잘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구성원의 개념을 고객·주주·사회·협력업체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한 적이 있다.
사실 최 회장의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고민은 10여 년 이상 됐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에서 경영권 공격을 받은 이후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사외이사 비율을 70% 이상으로 확보하고 투명거래위원회 등을 신설하는 등 이사회 역할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왔다.
이번 이사회 독립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면, 경영진을 감시·감독하고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이사회 의장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하면 의사결정 절차를 간단히 줄일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은 있다.
이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원칙(CGP) 등에서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분리하는 것을 모범사례로 규정하고 있다.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운영해 왔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기업들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결정한 바 있다. 주주총회에서 이를 발표한 당시 권오현 대표이사 회장은 "균형 잡힌 이사회 운영으로 주주의 신뢰를 높이고, 이사회는 효율적인 의사결정기구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이사회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진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경영에 잘못이 발생하라도 감시에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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