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 금액이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내국인 출국자 수가 3000만명에 달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지난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신용·체크·직불) 금액은 192억2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2.1%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1100.3원)로 계산하면 약 21조1500억원으로, 19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17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은 카드 해외사용 실적이 증가한 이유로 내국인 출국자수가 2017년 2650만명에서 2018년 2870만명으로 8.3%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해외 여행객이 증가했고 그만큼 카드를 쓰는 여행객들이 많기 때문에 결제 금액이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수는 6384만장으로 전년보다 15.6%늘었다. 카드 한 장 당 사용한 금액은 301달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하락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실적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는 50억7200만달러, 2분기에는 46억68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1%, 11.6% 증가했다. 분기별 사용금액이 5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3분기는 46억4600만달러, 4분기는 48억34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6.2% 소폭 증가했다.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관계자는 "계절 영향으로 출국자가 줄어든 측면도 있겠지만 3·4분기 환율이 오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136억1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3%, 체크카드는 53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4% 늘었다. 직불카드는 2억4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7% 줄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액수는 92억8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2017년엔 중국 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 전년 대비 20.4% 감소한 85억21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입국자 수의 30~40%가 중국인인데, 2017년 크게 줄었던 중국 관광객이 회복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