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계산업이 내수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고 성장하려면 신흥국 시장 공략을 통한 적극적인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동차, 조선, 해운 등 국내 기계산업의 성장세는 상반기까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시장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파고를 넘기 위해선 수출 확대를 통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1일 한국기계연구원이 펴낸 기계기술정책(제93호)의 '2019년 국내 기계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계산업 생산액이 지난해(107조3000억원)보다 1% 소폭 상승한 108조원대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건설기계 수출을 중심으로 소폭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외 경기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증가세는 작년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는 건설기계 업종은 호황이 예상되며, 공작기계와 플랜트, 반도체 장비 등은 안정적인 실적 호조 속에서 디스플레이 장비는 침체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계산업 성장을 견인할 분야로는 '건설기계'가 꼽혔다. 건설기계 업종은 중국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대표 종목인 굴삭기 실적이 작년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올해도 중국의 굴삭기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건설기계 업종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내 건설기계 기업의 성장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인도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공작기계 분야 역시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과 수출 증가로 생산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입 시장의 불확실성과 신흥국의 경기불안 등에 따른 투자가 감소할 경우 성장폭은 전년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분야는 대중국 수출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사의 장비 투자가 축소되면서 완만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플랜트 분야는 장기적으로 유가하락에 따른 신규 수주 물량 제한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국내 기계산업이 성장동력을 잃지 않으려면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 수출 시장 공략과 경쟁국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주형 기계연 연구전략실장은 "올해 국내 기계산업은 대중국 수출 증가와 침체된 경기 분위기 속에서 차분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내수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경쟁국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신흥국 시장을 적극 개척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계연은 기계산업 동향 분석과 정책 제안을 위한 '기계기술정책'을 매년 4회 이상 발간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