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사장, 노조 설득 불발
"구조조정 우려" 90%이상 찬성
본계약 앞두고 '조선빅딜' 암초
"구조조정 우려" 90%이상 찬성
본계약 앞두고 '조선빅딜' 암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노동조합 반발이란 암초를 만났다.
현대중공업 사장단은 "한쪽 희생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노조 반발 설득에 나섰지만, 합병 후 인위적 구조조정을 우려한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에 돌입키로 하면서 '조선 빅딜'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내달 8일 본계약에 앞서 집중적인 반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노사 충돌이 우려된다.
19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대우조선 노조원 90% 이상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5611명 중 5249명이 참여해 4831명(92.16%)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반대는 327표(6%)에 불과했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신청을 거쳐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다. 일단 찬반투표라는 산을 넘은 만큼 곧바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쟁의조정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현 상황을 고려하면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노조가 회사 매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총파업 돌입 시기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며 일단 점심시간을 이용한 반대 집회(20일)와 산업은행 상경 투쟁(21일), 전체 조합원 상경 집회(27일) 등을 계획하고 있다.
노조 측이 가장 문제 삼는 부문은 구조조정이다. 이미 지난 4년간 3만5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은 상황에서 동종업체 매각으로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물론,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까지 모두 "구조조정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지만, 노조의 우려를 불식하지는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중공업 노조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하며 2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들 입장 역시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과 마찬가지다.
양측 노조의 반대가 거세지자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이날 사내소식지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목적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며 어느 한쪽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양사 노조를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두 사장은 "인수는 우리 조선산업이 반드시 재도약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 아래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이뤄진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현대삼호중공업 인수 성공사례가 있다"며 "이 경험을 되살려 대우조선을 최고의 회사로 성장시키고 인수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고 노조와도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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