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작년 국내 자동차 한 대에 소모된 휘발유 양이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국내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휘발유차는 줄곧 증가세를 이어왔다. 유류비 부담을 느낀 운전자들이 차량운행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 1대당 휘발유 소비량은 1159ℓ다. 이는 전년(1187ℓ)과 비교해 2.4%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다.
차량 1대당 휘발유 소비량은 지난 2006년 1153ℓ를 찍은 이후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2012~2016년 1200ℓ 안팎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와 달리 국내 휘발유 차는 지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7년 808만5000대였던 휘발유 차는 작년 1062만9000대로 약 31.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휘발유 총소비량은 960만7654㎘에서 1232만2690㎘로 2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장 재작년과 작년 상황만 봐도 휘발유 차는 2.5% 늘었지만, 휘발유 총소비량은 0.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단순 차량 판매는 늘어났지만, 이와 연계해 실제 차량에 연료를 주입하고 주행은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내 소비자들이 작년 급등한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은 휘발유 가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작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년보다 6%가량 오른 ℓ당 1581.37원이었다. 정부가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 정책을 내놓았지만, 작년 11월부터 시행했기 때문에 전체 통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대당 소비량은 더욱 감소할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 1대당 구입한 휘발유는 평균 18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차량 운전자는 월평균 15만3000원을 연료비로 쓴 셈이다. 지역별 차량 1대당 휘발유 사용량을 살펴볼 때 전북이 1474ℓ로 가장 많았고, 세종이 551ℓ로 가장 적었다. 서울은 937ℓ로 17개 시·도 중 끝에서 네 번째였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