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위암 촉진 유전자를 찾아내 위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한태수 박사 연구팀이 오시마 마사노부 일본 가나자와대 교수 연구팀, 김성진·양한광 서울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위염과 위암을 촉진시키는 중요 유전자를 발굴하고, 기능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기준 국내 위암 발생자 수는 3만504명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위암 발생은 만성위염 소견이 있을 때 11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위암 조기 발견은 환자 생존율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어, 위암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위염과 위암이 자연발생한 생쥐모델과 위암환자 시료를 활용해 위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miR-135b)'를 새롭게 발굴했고, 이 유전자가 위염과 위암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규 유전자는 정상 위 조직에 비해 위염과 조기 위암인 1기 위암에서 발현이 증가했는데, 연구팀은 염증신호(IL-1)가 원인이라는 점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또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켰을 때, 위암 세포주의 종양 형성 능력이 현저히 증가했고, 반대로 억제하면 종양 형성 능력이 떨어졌다. 이같은 기전은 신규 유전자가 위염이나 위암 발생 시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증식을 억제하는 유전자(FOXN3)'와 '전이 억제 유전자(RECK)' 발현을 억제시켜 암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중요한 유전자라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태수 박사는 "염증신호에 의해 증가된 신규 유전자가 종양억제 유전자와 전이억제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해 위염과 위암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한 연구결과"라며 "앞으로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는 진단마커 개발과 위염, 위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위장관암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터올로지'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과기부와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연구가 수행됐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위염과 위암 촉진에 역할을 하는 신규 유전자(miR-135b)의 위암 발생 촉진 기전의 흐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