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美中무역전쟁, 이번이 끝이 아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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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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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美中무역전쟁, 이번이 끝이 아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작년부터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지적되어 온 미중 무역갈등의 협상이 의미있는 결과를 낼 시점이 다가왔다. 3월 1일로 예정된 무역협상 마감일을 60일 정도 연기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협상 일정을 연기할 만큼 뭔가 더 논의할 사항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그 희망을 붙잡고 있기보다는 협상 타결 혹은 결렬 두 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서로 다른 한국경제 파급 영향을 예상해 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 여름부터 상호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를 해 왔다. . 시작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였으며,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농산물에 대해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관세 부과 계획은 1, 2차에는 총 50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서로에 대한 치킨게임 양상이 확대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미국은 3차 관세 부과 계획을 통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1~3차 관세 부과 계획을 모두 합하면 총 25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총수입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중 무역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일단 글로벌 금융 시장에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이는 한국 금융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까지 가지 않더라도 중국의 경기 둔화 예상으로 인한 중국의 금융 시장 불안이 한국의 금융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예전에 비해 중국과 한국의 금융 시장은 동조성이 높아졌다. 환율과 금리, 주가 등의 지표 변화에 있어서 한중 간의 유사한 흐름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금융 불안보다 실물 경제, 특히 수출과 산업생산 부문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입을 타격이 보다 실질적일 것이라는 점이다. 이유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1, 2위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양국 간 상호 관세 부과는 서로의 수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자국 산업 생산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나아가 한국에서 이들 국가로 수출되는 산업재의 수출 경기에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특히 미국은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제재를 중점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수출이 잘 되고 있었던 이들 분야에 대한 수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참고로 2017년 기준으로 컴퓨터·전자·공학기기의 대중 수출 가운데 약 70%가 가공무역용 중간재였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들 분야의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이 줄어들고,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가는 중간재 수출이 주로 타격을 입는 구조다.

그렇다면 이번 협상에서 타결이 이뤄지면 암울한 스토리가 반전될까. 단기적으로 뭔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관세 부과 철회 등의 호재가 있어도 자본 혹은 금융 부문에서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은 중국의 경제 및 기술력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 즉 양국 간 헤게모니 다툼에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둔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미국 경제가 다시 강한 성장세가 나타난다면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경우 지금은 시장경제지위 혹은 미국 수출 시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차세대 산업 발전을 위해 미국의 요구에 양보하겠지만 향후 산업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다시금 협상력을 제고하고 기술 부문에서 도약을 꿈꾸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이는 분명히 미국을 도발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미중 무역협상이 어떠한 결론을 도출하더라도 단기적 호재의 가능성만 내포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인식에 근거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언제든지 미중 간 무역 관련 갈등이 재발될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마음의 준비를 넘어 수출 시장의 다변화, 수출 품목의 다양화, 특히 더 좋은 수출 품목의 개발을 위해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규제 개혁의 속도를 늦추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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