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관세보고서 제출 촉각
쌍용차 외 국산 완성차 '직격탄'
국내물량 해외공장서 생산 거론
현실화땐 노조와 갈등 심화될듯
쌍용차 외 국산 완성차 '직격탄'
국내물량 해외공장서 생산 거론
현실화땐 노조와 갈등 심화될듯
트럼프發 관세폭탄 비상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보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사슬처럼 연결된 자동차 산업 특성상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대형 악재다. 작년 기준 국산차 업계의 대미(對美) 수출 차량은 전체 수출 차량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산차 업계가 세계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244만9651대로 집계됐다. 이 중 북미지역이 99만9981대로, 40.82%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지역 수출량은 미국이 81만1124대로, 81.11%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미국이 수입차와 부품에 부과할 것으로 거론되는 20~25%의 고율 관세를 더하면 한국의 자동차 대미수출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국산차 업계에선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4사가 모두 미국으로 차량을 수출하고 있다.
당장 한국GM과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한국GM은 작년 군산공장 폐쇄 등에 따른 '탈(脫)한국' 논란이라는 악재 속에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트랙스를 23만9800대를 수출하며 3년 연속 수출왕 자리를 지켰다. 지속하는 악재로 신음하는 한국GM으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트랙스가 세계 60여 개국으로 수출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물량은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르노삼성 역시 한국GM과 마찬가지로 북미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다. 작년 닛산으로부터 위탁받아 생산 중인 SUV 로그 물량은 10만7245대로 회사 전체 수출 물량의 78%, 전체 판매량의 47%를 차지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앨라배마와 조지아 등 현지 공장 물량을 증산하는 식으로 일정 부문 대응이 가능해 나머지 업체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 생산 물량을 해외 현지로 돌릴 경우 노동조합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차가 작년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전체 차량(49만2233대) 가운데 미국 수출량은 37.37%(18만3959대)에 달한다. 여기서 생산한 차량 10대 중 4대가 미국으로 팔려나간 셈이다. 당장 해당 물량을 북미공장으로 이전할 경우 국내서 줄어드는 일감에 위협을 느낀 노조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은 지난 2007년 34.8%에서, 이미 60%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라는 산업은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업체까지 연계된 산업이기 때문에 단순 공장을 이전한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국내에 남겨진 중소 부품업체의 줄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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