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첨단기술 역량 부족 등으로 진통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광둥·홍콩·마카오 지역을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구상'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대만구 구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국가전략으로 광저우·선전·주하이·포산·둥관·중산·장먼·후이저우·자오칭 등 9개 도시와 홍콩과 마카오를 묶어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무원은 오는 2022년까지 대만구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고 2035년까지 경제권 구축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대만구 경제권이 구축되면 총인구 6800만 명, 국내총생산(GDP) 1600조원의 거대 경제권이 형성될 전망이다.
총 11장, 2만여 자에 달하는 계획요강에는 △글로벌기술 허브 조성 △인프라 연계 가속화 △홍콩과 본토 금융시스템 연계 △삶의 질과 관광환경 개선 △교육환경 개선 △광둥·홍콩·마카오 협력 강화 △환경보전 등의 핵심 내용이 담겼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홍콩을 국제금융·무역·물류·항공의 중심 도시로, 마카오를 관광 허브이자 브라질 등 포르투갈어 경제권과 교류 중심으로, 광저우를 대만구의 내륙 중심 도시로, 선전을 혁신기술의 특별경제구역으로 각각 조성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특히 대만구를 통해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구 발전계획에서 "차세대 IT, 바이오기술, 프리미엄 장비, 신소재, 신형 디스플레이, 차세대 이동통신망 등을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등을 핵심으로 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CMP는 "대이란 제재 등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았거나 제재받을 위험이 있는 화웨이와 ZTE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중국 첨단업체의 부상을 우려하는 미국의 견제를 받는 것은 대만구 발전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전했다. 성장에 필요한 R&D 인력의 부족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선전의 싱크탱크인 중국발전연구소의 류궈훙 소장은 "중국 남부와 북부의 (학문) 격차는 크며, 창조적인 혁신역량의 부족이 대만구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오는 19일부터 워싱턴D.C.에서 미·중 차관급 협상이 시작되며 21일부터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고위급 협상이 시작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