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내 집 마련 자금 줄이 막힌 서울 분양권 거래 시장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전년 대비 70% 급감했다. 올해 전매제한이 풀리는 단지가 없는 상황에서 기존에 분양권 전매가 풀린 단지의 입주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 분양권 총매물이 줄면서 거래 절벽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체 분양권 거래량은 105건으로 전년 동월 386건과 비교해 73% 감소했다. 2월 현재 거래량은 89건으로 전년 동월 380건에 비해 77% 급감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서울에서 준공 전 분양권 상태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는 꿈의숲효성해링턴플레이스, e편한세상 염창, 신촌그랑자이,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보라매 SK뷰, 백련산 SK뷰 아이파크 등이다.
이들 단지 중 신정 아이파크 위브가 서울에서 분양권 상태로 거래될 수 있는 마지막 단지다. 정부가 2017년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전역의 새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신정뉴타운 아이파크는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작년 12월 7억5191만원(18층)과 7억5803만원(18층)에서 올해 1월 6억7580만∼7억768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올해 전매제한이 풀려 시장에 새롭게 공급되는 분양권 단지가 없어 내년 3월까지 기존 단지의 입주가 마무리되면 서울 분양권 시장은 완전히 문을 닫을 전망이다.
서울아파트 분양권은 2017년 5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인 1122건이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인기가 빠르게 식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작년 9·13 대책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분양권 소유자를 무주택자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분양권 소유자의 청약 당첨 확률이 크게 낮아졌고 대출도 제한받게 되면서 분양권 거래가 급격히 줄었다. 이달 공시지가 발표로 세금 규제가 더 강화돼 남은 기간 분양권 거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올해도 규제 기조를 이어갈 경우 분양권 거래 실종에 따른 서울 부동산 시장 붕괴를 우려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해 시중 자금 유통의 길도 막혀 있다 보니까 주택 구매력이 떨어졌고 이것이 거래 절벽으로 이어졌다"면서 "정부가 현 주택 시장 상황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고 규제 기조를 이어간다면 서울 주택 시장은 역대 최악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예상대로 내년 3월께 분양권 시장이 사라지게 된다면 부동산 시장은 침체가 아니라 붕괴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서울 분양권 거래 시장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서울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설치된 입주권·분양권 거래 안내 팻말<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