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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점화된 낙태논란…"경제적 사유 허용" vs "생명 소비재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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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 조사결과, 경제상태 등으로 양육이 어려워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회경제적 이유의 낙태를 허용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재점화 될 보인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맡겨 만15∼44세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낙태를 경험한 여성은 756명으로 나타났다. 성경험 여성의 10.3%, 임신경험 여성의 19.9%였다.

1000명당 임신중절 건수인 인공임신 중절률은 2017년 4.8%로, 한해 낙태 건수만 해도 약 4만9764건으로 추정됐다.

낙태를 한 이유(복수응답)로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33.4%, '경제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 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32.9%, '자녀계획(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 31.2% 등을 많이 꼽았다.

이어 '파트너(연인, 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와 관계가 불안정해서(이별, 이혼, 별거 등)' 17.8%, '파트너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11.7%, '태아의 건강문제 때문에' 11.3%, '나의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9.1%, '나 또는 파트너의 부모가 인공임신중절을 하라고 해서' 6.5%, '강간 또는 준강간으로 임신했기 때문에' 0.9% 등의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생활, 경제 형편 등 사회경제적 적응 사유로 어쩔 수 없이 낙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보건복지부도 10여 년 전인 2008년에 낙태의 허용 사유를 규정한 모자보건법 제14조를 시대변화에 맞게 개정하려고 했지만, 종교계의 반대 등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형법 269조 등은 낙태죄를 근거로 낙태를 금지하고, 특히 부녀나 부녀의 부탁을 받고 의료인 등이 낙태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형법상에서는 이처럼 낙태한 여성과 의료인을 낙태죄로 처벌하고 있지만, 다만 모자보건법에서 예외 규정을 두고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본인이나 배우자가 우생학적,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전염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강간, 준강간 또는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한 경우,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의료계와 여성계에서는 낙태를 두고 실정법(형법)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고 여성의 건강을 위해서는 낙태죄가 폐지되기 전까지 현재 5가지 사유만 낙태를 허용한 모자보건법상의 낙태기준이라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무뇌아 등 태아에게 심각한 이상이 있어 출생 후에도 생존이 불가능한 경우, 미혼 임신, 사회경제적 이유 등 '사회적 적응 사유'로 산모가 요청하는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 등 종교계에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자는 것은 산모가 원할 때 언제든지 낙태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해주자는 말로 결국 낙태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무엇보다 가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 행위에 비판적이다. 교황은 지난 2일 이탈리아의 낙태 반대 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낙태는 인간의 생명을 사용한 뒤 버릴 수 있는 소비재처럼 취급하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이 널리 퍼지고, 확고해지고, 심지어 낙태가 인권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놀랍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작년 10월에도 "낙태를 선택하는 여성은 문제 해결을 위해 청부살해업자를 고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낙태 행위를 맹비난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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