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中 통제 못하면 미세먼지 못 줄인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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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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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中 통제 못하면 미세먼지 못 줄인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요즘 지인들이 모여 앉으면 꼭 한번은 회자되는 주제가 미세먼지이다. 일단 초미세먼지가 폐로 흡입되면 잘 배출되지 않고 건강에 해롭다고 하니 숨쉬기도 겁난다고들 한다. 근년에 연무처럼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 현상의 특징은 전국 어느 곳도 예외 없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통계 기록을 보면 예전에는 사실 미세먼지 농도가 더 심했다고는 하지만 수도권을 벗어나 시골에 가면 하늘이 맑았다. 지금은 소위 발전소도 없고, 차량도 별로 없는 청정지역이라 할 제주도와 백령도에서도 연무와 같은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고 있다. 더하여 그나마 맑던 하늘이 시계 불량의 미세먼지로 가득할 때 국내에서 특별히 자동차가 더 많이 운행했거나 화력발전을 더 많이 한 것도 아니다.

지난 1월 14일, 서울의 하늘은 온통 잿빛이었다. 도시가 마치 연무에 갇힌 것 같았다. 실제 측정된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29μg/㎥ 이었고, 경기 북부에서는 1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 1월 11일부터 15일 사이에 황산염 농도는 평시보다 중부권은 4.4배, 백령도는 8.7배 높았고, 질산염 농도는 중부권에서 3.8배, 백령도에서 8.9배 높았던 것으로 관측되었다.

극심한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1월 12일부터는 사흘 연속 전국에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기도 하여 앞으로 얼마나 더 심해질 것인지, 아니면 나아질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함만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환경부의 미세먼지에 대한 태도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보다는 불신만 더하고 있다. 처음에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우리나라 발생 원인이 더 크다고 했다. 심지어는 고등어 구이 부터 화력발전, 자동차 디젤엔진까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도 시행되었다. 그러더니 점차 중국의 영향설이 커지면서 환경과학원은 지난 1월의 고농도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는 중국의 영향을 두 차례 받으면서 심화되었고 평균 75%의 미세먼지가 외부로부터 유입되었다고 분석했다. 환경과학원의 연구결과로는 평상시 국외영향은 연평균 30~50%, 고농도시에는 60~80%로 추정된다. 환경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은 우리나라에 대고 '남의 탓만 하다보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적반하장격인 발표까지 하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절감하고 있는 듯 하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저감을 정책 우선순위로 놓고 있고, 환경부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미세먼지 발생요인을 발전, 산업, 수송, 생활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노후 석탄 화력발전의 축소와 친환경에너지 확대보급, 총량관리지역 대상 확대 및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신설,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및 친환경차 보급 확대, 공사장 불법소각 등 관리 사각지대 집중 단속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국내 대책에 비하면 중국 등 국제협력 대책은 한·중 정상회의를 통한 공동선언문 발표 추진이나 동아시아 미세먼지 저감 협약 체결 추진 검토 정도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

마른수건 쥐어짜듯한 종합대책의 목표는 2022년에 2014년 대비 미세먼지 30% 감축이라고 한다. 이러한 목표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지만 50μg/m3 였던 미세먼지의 농도를 2022년에는 35μg/m3 로 설정한 것을 보면 해외 영향까지 포함한 전체 연간 평균 농도로 30% 감축을 지칭하는 듯하다.그런데 해외 미세먼지 요인의 영향은 적을 때 30%에서, 심할 때 80%라고 하니 평균적으로 50%라고 단순하게 가정해 보면, 2014년 50μg/㎥ 의 미세먼지 중에서 약 25μg/㎥ 가 해외의 영향이고 국내 요인도 25μg/㎥ 이다. 만약 해외 영향이 줄지 않은 상태에서 2022년에 전체 미세먼지 농도 35μg/㎥를 달성하려면 국내 배출 허용량은 10μg/㎥ 에 불과하다. 결국 국내 요인이 25μg/㎥에서 10μg/㎥ 로 60%를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 이것이 가능할까? 환경부는 우리 모두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2022년에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노력하지 않은 탓인가?

물론 위의 단순한 계산이 정확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 복잡한 대기 화학반응과 대기순환 과정의 다양한 변수가 있을 터이니 단순계산이 맞을 리는 없다. 하지만 해외의 영향이 줄지 않고 국내 요인만 통제해서는 목표달성이 요원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남의 나라 탓하지 말고 너희 나라 요인이나 제거하라"고 하는 철면피한 나라와 유효한 협력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국제공동연구를 강화해서라도 외국이 반박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과학적인 자료와 증거를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변국에 대한 대책으로는 현재의 종합대책은 다소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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