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상대로 김정은 인정… 전술적으로 나쁘지 않아" [윤평중 한신대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2國체제 주장해온 윤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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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고견을 듣는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윤평중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서 오래 전부터 한반도의 과도기적 '2국체제'(二國體制)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대표적 학자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윤 교수는 이국체제에 대해 설명했다. 한반도 2국체제란 남과 북이 1991년 9월 동시 유엔에 가입한 것처럼 명시적으로 상대를 국가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평화체제를 말한다. 현재 우리 헌법 상 북한은 반국가단체다. 국가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헌법상의 정의는 사실상 동시 유엔 가입을 하면서 선언적으로 깨졌다. 이후 남북한 다양한 협정과 합의를 맺으면서 서로가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을 하던 해 12월 남북한은 남북한 상호 체제 인정과 상호불가침, 교류 등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했으며 실질적으로 서로 국가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윤 교수의 이국체제는 바로 이런 현실적 토대 위에서 나왔다. 윤 교수는 "북핵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협상이 유종의 미를 거두든 아니든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체제 양립으로 가는 문 앞에 서 있다"며 "남북이 주권국가로서 서로 관계를 맺고 우선 평화를 공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그 전 단계로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는 프로세스가 전제돼야 한다. 북한이 현재 미국에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다른 점은 기존 한미 동맹의 변질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윤 교수는 이미 미국의 무력에 의한 북핵 해결이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에서, 북한이 더 이상 호전적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핵 보유의 필요성을 감퇴시키기 위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유지가 필요한데 그 답은 이국체제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현재 평화가 불안한 평화일지언정 2017년 전쟁 직전까지 갔던 상황을 협상테이블로 돌린 것은, 물론 김정은의 평화공세에 조응한 측면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취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붕괴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는 대화 파트너로서 김정은을 인정하는 것도 전술적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휴전선 이북에 혼란과 힘의 공백이 생길 때 중국이 자국 안전을 위해 어떻게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통일을 위해서도 북한에 안정적인 정권이 필요하다고 현실론을 내세운다. 윤 교수는 "2국체제는 분단을 고착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향후 통일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도기적 체제"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평화체제 유지는 현재로선 궁극의 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교수는 북 핵 포기를 위한 우리의 노력과 한미 동맹과 한일 협력은 필수적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한반도 2국체제에 대해 보수 진영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화가 가능하겠느냐고 묻는다"며 "본질적인 질문이지만, 이제 한국 보수도 한반도 이국체제라는 큰 틀에서 전술적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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