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촛불 民意 무시하고 사법부 장악 시도… 공화국 위기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상대진영 적폐로 몰고 단죄 하기 위해 공화국 정신 망각한 행위
그로인해 언젠가 단죄받아…보수, 자유민주주의 왜곡 성찰 필요
대대적 분배·복지 확장 시대적 요구… 전 정권도 그 기치로 승리
대의명분에 반대할 사람 있나… 부작용 드러나면 충고를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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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촛불 民意 무시하고 사법부 장악 시도… 공화국 위기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자(字)가 왜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매우 놀라운 일이지만 사실이에요. 대한민국은 보수가 주축이 된 나라입니다. 그러나 지난 70년간 보수는 기득권을 형성하고 간판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어요. 그 아래서 일어나는 퇴행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오염시켰고 자유민주주의가 냉전반공주의, 천민자본주의인양 퇴락하게 만든 겁니다.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의 요체로 서로 분리할 수 없습니다.(중략) 북핵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인 지금 북한에서는 물밑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장마당을 매개로 '시장화'(市場化)가 진행되고 있어요. 북한 경제의 압도적인 부분이 시장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데, 김정은 정권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정권이 시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북핵과 관련해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시장화 현상을 살피고 가속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중도보수 또는 합리적 보수주의 학자로 알려진 사회정치철학자 윤평중 한신대 교수의 주장은 진보 쪽에서도 너른 공감대와 소화력을 갖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첨예하고 국가정체성이 혼돈에 처한 상황에서 정치 경제 사회 철학적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언해온 윤 교수로부터 고견을 들었다. 윤 교수는 진보를 자청하는 문재인 정부의 현실과 괴리된 정책에서부터 개헌과 선거제 개편 등 정치개혁, 근대적 시민정신 결여의 문제점, 북핵 문제과 남북 평화공존 방안, 한미·한일 관계,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의 진로 등 다양한 주제에 소신을 밝혔다.

윤 교수는 작년 신문 칼럼을 통해 '공화국의 위기'를 역설해 '공화국론'에 불을 댕기기도 했다. 통치권력의 분점이 핵심인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에서 문재인 정부가 입법은 물론 사법권력까지 장악하려는 행태에 대해 '전제정'이라는 낙인을 찍은 것이다. 그는 '공화정 복원'을 바라는 '촛불 정신'에서 태어난 문재인 정권이 공화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윤 교수는 이러한 정권의 독주에 대해 시민들이 성숙한 근대시민정신으로 무장해 비판과 견제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역사의 과객(過客)에 지나지 않는 권력이 역사 해석권을 독점하고 법치와 공정성이라는 공화정의 이상을 전횡하는 건 참람(僭濫)하기 이를 데 없다고 했다.인터뷰는 지난달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가졌고 게재일이 늦어져 14일 다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보강했다.



-현 정부는 진보 정권임을 자임하는데, 진보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대대적인 분배, 복지의 확장은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요.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공약들을 봐도 분배와 복지의 확장이라는 점에서는 진보와 보수 모두 만나는 접점이 컸습니다. 한국 보수의 대변자였던 박 후보 진영도 분배와 복지의 확대, 경제민주화를 시대적 소명으로 공약했어요. 효과적인 선점이었지요. 그래서 성공을 한 거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공동체가 오랫동안 국가주도의 근대화 산업화의 결과로 세계가 놀랄 만한 성취를 했는데요, 그런 다음에 돌아보니 우리 삶이 너무 팍팍해진 겁니다. 자살률 세계 최고지요, 노인 빈곤율 세계 최악이지요, 출산율 세계최저이고요, 청소년 자살률까지 세계 최악입니다. 청년 취업률은 말한 것도 없고요. 특히 출산율은 전시나 기근 상황이 아닌데도 1.0 이하로 떨어져 세계사적으로 전무후무한 일일 겁니다. 그래서 분배와 복지의 확대라는 진보의 가치가 시대정신으로 인정받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그것을 자신들의 소명으로 받아들여 국정 최상의 가치로 올려놓은 겁니다."

-그 결과는 국민 삶에 체감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분배도 늘리고 복지도 확장해야 하는데, 노인 청소년 청장년층 여성 등이 엄청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이런 중압감은 체제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면이 있어요. 그런 대의에 동의를 하고 전면적으로 도입돼 시행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이라는 정치공동체 유지가 어렵다는 비명이 온갖 사회 영역에서 분출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총론에는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 모두 동의를 합니다. 문제는 각론인데요,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실험적 정책들의 결과가 모두 거꾸로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총론은 맞지만 각론에서는 부작용들이 생기고 순기능이 역기능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분배와 복지의 확장이라는 소위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대의명분에 반대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각론적 정책을 조정하고 조율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왜 기존 정책들을 조정 또는 조율하지 못하는 거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이 영원불변한 진리는 아니잖아요. 복지를 확장하고 분배를 늘리겠다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압도적으로 현현되면 여러 전문가 집단의 충분한 고언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미세조정이라도 해야 합니다. 막스 베버는 '정치는 신념윤리보다도 책임윤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거든요, 책임윤리는 자신의 정책을 취할 때 예측가능한 결과와 함께 예측 못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타난 결과에 대해 투명하고 정정당당하게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직면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정치적 수세에 밀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집권세력도 그 점을 자각하고 있을까요.

"일자리 정부로 출범했는데 모든 지표들은 한결같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청와대와 정부가 설명하는 것이 모두 변명으로 들리는 거예요. 미세먼지 대책에서부터 시작해서 산업 구조조정까지. 정부의 경제사회정책의 패러다임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는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사실은 집권 세력에 매우 쓰라린 점이지요. 자각하고 있을 겁니다"

-정책 전환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2년간 빈부격차가 오히려 벌어졌어요. 지난 10여년 통계를 봐도 지금 상위계층과 하위계층간 격차가 가장 커요. 명명백백한 정책의 실패입니다. 좋은 의도를 갖고 있지만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책 실패에 실증적 증가가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지금은 정책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집권세력은 20년 장기집권을 얘기합니다.

"어떤 정권이라도 경제가 흔들리게 되면 정권 재창출이 어렵습니다. 동서고금의 불문율입니다. 특히 민주정부에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얘기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처럼 정말 중요한 이슈입니다. 중산층과 서민이 느끼는 실물 생활경제는 위기에 직면해 있어요. 경제성과 없이 20년 장기 집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현 정부의 정책들과 어젠다 또는 핵심세력들의 언어를 보면 매우 대중 영합적인데요.

"포퓰리즘적이고 이분법적이지요. 우리편과 상대편,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를 나누어 정서적으로 호소하는 흐름을 보여요. 부동산 정책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회경제정책은 대단히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것이거든요, 폭등하고 있는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데, 그러는 과정에서 온갖 강력한 수단을 남발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집값은 잡았으나 후과가 나타난 겁니다. 고도로 진전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는 모든 요소들이 연결된 생물체이거든요. 시장의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중층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대출을 틀어막는 등 표면적인 현상들에 집중하면 우리 사회 경제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합니다.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은 건설노동 현장의 하루벌어 하루 사는 저소득 근로자들이고요. 또 이사, 가구 인테리어 업체 등도 아울러 어려워지는 거고요"

-부동산 정책도 이념의 산물이라 보는 것은 비약인가요.

"사회경제정책에 진선진미한 것은 없어요. 100% 옳고 100% 그른 것은 없다고 봅니다. 순기능이 60%이면 역기능은 40% 쯤 되는 것도 있겠고 51대 49도 있을 수 있겠지요.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점을 명심해야 하는데, 한쪽 면만 골몰하면 그것은 이념의 산물이거나 무식의 산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또 부동산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에도 문제가 있어요. 김수현 정책실장은 경제전문가이기보다는 도시전문가예요. 경제부총리가 있지만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자리가 대통령을 지근에서 거시정책을 조언하는 자리 아닙니까? 특히 '청와대 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실상 경제1인자지요. 그래서 정책실장은 경제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고 봐요."



-보편복지 프로그램이 연속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복지를 선별적 접근과 보편적 접근을 놓고 논쟁하는 것은 무익하다고 봐요. 앞서 얘기했지만, 대전제는 우리 사회의 복지와 분배가 더 확장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겁니다. 보편 복지가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 나은 점도 있어요. 가령 6세 미만 아동복지기금을 올해부터 상위 10%까지 포함해 100%에 다 주기로 했다는데, 추가로 드는 비용과 상위 10%를 거르는 과정의 행정비용을 따져봐야 합니다.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줄이고 보편복지를 시행하는 게 나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올해 정부 예산 470조원 가운데 사회복지 예산이 31%인 150조나 되는 등 문 정부 들어 사회복지 예산이 너무 가파르게 오른 건 아닌가요.

"통계적인 논쟁이 따를 것 같은데요,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지면 OECD 국가 평균 복지비용 지출이 21% 정도 되는 걸로 아는데, 우리는 아직 10% 선이거든요, 아직은 능력이 있다고 봐요. 정부 재정건전성도 아직은 괜찮은 편이고요. 앞으로 한동안은 보편적 복지를 시행함으로써 상대적 박탈감과 '헬조선'이라고 하는 불만 불신 원망 시기 질투를 완화해야 하는 필요도 크다고 봐요. 한국사회가 너무 갈등이 첨예하기 때문에 체제 안보를 위해서도 당분간은 보편적 복지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복지라는 것이 한번 도입하면 끊을 수 없기 때문에 향후 들어설 정부가 부담을 안게 되는데, 그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보편적 복지를 앞으로 얼마 동안 유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재작년과 작년 초까지 개헌 논의가 활발했었습니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간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놓고 격한 논쟁이 있었는데요.

"정부 여당이 자유를 뺀 민주주의를 내놓았다가 철회를 했지요. 잘 했다고 봅니다. 사실, 현재 지식인 사회에서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자가 왜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매우 놀라운 일이지만 사실이에요. 저는 이런 현상을 이렇게 봐요. 대한민국은 보수가 주축이 된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운영해온 기득권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어요. 그와 함께 시장경제를 채택했지요. 그런데 사실 핵심적인 주요 내용은 천민자본주의적인 경향이 강했고 냉전반공주의로 부조리를 덮으려 했어요. 냉전반공주의와 천민자본주의를 양 날개로 삼는 형태를 압축 근대화과정에서 보여왔다고 생각합니다."

-헤게모니를 쥔 보수 우파들이 '자유'를 악용했다고 보는 건가요.

"지식인들이 주목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들인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비롯해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고 굴절하는 형태를 취해왔다는 겁니다. 한국 보수에 대항하는 한국 진보는 기득권 보수가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이 내용 상으로는 냉전반공주의요 천민자본주의라고 본 거지요. 한국 진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 자체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갖게 된 겁니다. 자유민주주의라고 하지만, 그것은 기득권 세력만을 위한 굴절된 이즘이라는 거지요. 그래서 민주주의 앞에 무슨 자유 자가 필요하냐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보수가 적폐 대상으로 몰려 있거든요. 어쨌든 근대화 산업화를 이끌어온 주도세력인데요.

"우선 보수가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왜곡시키는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역사적 단죄로 옮아갈 수 있어요. 권력 분립 정신에 입각한 공화정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든 민의에 역행하고 지금 사법부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거든요. 공화국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상대 진영을 적폐로 몰고 단죄하기 위해 공화국 정신을 망각한 행위는 역사의 평가를 비켜갈 수 없습니다."

-보수의 반성이 없었거나 부족했다고 보시나요?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 보였던 행태를 한번 생각해 보면, 87년 이전의 전두환 박정희 시대를 보면, 보수 기득권이 자유민주주의 간판 뒤에 숨어 자기 성찰을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이름으로 한국 보수를 비판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진보의 주류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요. 한국 진보의 다수 역시 기득권층입니다. 우리 제헌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를 헌법에 못 박지 않았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라는 것이 들어간 것은 유신헌법 때입니다. 전두환 군사정권 개헌 때 헌법 전문과 헌법 4조에 들어갔었고요. 그래서 진보는 보수가 자신들의 권위주의적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유라는 글자만 갖다 붙인 거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자유민주주의 간판을 걸어놓고 실제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었다는 말씀입니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진보가 공격을 하는 겁니다. 저는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전두환 대통령이 '정의 사회'를 내세웠는데, 전두환이 주장한 정의란 거대 담론을 그러면 버려야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정의는 궁극적 가치잖아요. 그와 같은 논리로 자유도 보편적 호소력을 갖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진보가 민주주의가 모든 것을 포괄한다고 하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는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의 실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진보 정권 아래서 개헌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자유'가 지켜지겠습니까.

"헌법 11조, 12조부터 23조까지가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갖는다,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갖는다, 표현의 자유를 갖는다라고 무엇 무엇의 자유를 갖는다고 쓰여 있습니다. 이 때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핵심 강령이자 내용입니다. 자유는 단순히 어떤 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로 상대화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됐든, 민주주의가 됐든, 공화주의가 됐든 심지어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가 됐든 무엇을 주장하든지 간에 인간의 자유권이라는 것은 보편타당한 가치로서 우리가 주권자임일 선언할 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자유가 삭제된 민주주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자유는 민주주의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말씀인가요.

"이미 국민들 생활과 내면 속에 자유는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 자유는 절대 건드릴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자유를 건드리면 역린이 되는 거지요. 문재인 집권 세력이 뺄 수만 있다면 빼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민심을 건드릴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지요. 다른 개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유 자를 갖고 자기들 에너지를 소진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더 이상 주장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개헌 논의가 수그러들었지만 21대 국회에서 논의를 다시 해야 하지 않습니까.

"개헌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87년 제6공화국 헌법이 32년 지나다보니 환경권이라든지 여성권, 동물권 이런 것은 업데이트 내지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헌법이 매우 모범적인 아름다운 헌법입니다. 어떤 정치 선진국의 헌법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국가최고규범 문서입니다. 물론 고쳐야 한다면 고쳐야겠지요. 다만 전제가 있어요. 심지어 87 헌법 조차도 87 민주화 투쟁으로 쟁취한 민주헌법이지만 시민의 자발적인 정신이 도출돼 만든 헌법은 아니거든요."

-앞으로 개헌 과정에서 우리에게 결여된 자발적 근대시민사회 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정치권에서 소수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진 거고요, 일반 국민들은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관심도 부족했습니다. 국가의 최고 규범문서이므로 헌법을 고치는 과정을 지금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겁니다. 전국 10여곳을 돌며 공청회를 하긴 했는데, 일반 국민들은 그런 것이 열렸다는 것도 잘 모르거든요. 차제에 개헌 과정은 시민 교육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발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아시아에서는 가장 선진적인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이웃 일본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정치 발전 측면에서 앞선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 시민의 수준을 응축 내지 결정화하는 과정이 개헌 과정이기 때문에 시민 개개인이 주권자로 나서야 합니다. 개헌 과정에서 시민이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봐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주권자 국민 또는 시민이 참여하는 개헌 프로세스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시민 교육의 현장이어야 합니다. 각급 학교 학생들도 논의를 하고 시민들도 거리나 시장,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적어도 두 개의 정부에 걸쳐 개헌이 이뤄져야 하고 한 정부에서 후딱 해버려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시민교육이자 시민축제의 현장이 되도록 하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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