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광주형 일자리, 넘어야 할 산 많다

전광민 연세대기계공학과 교수

  •  
  • 입력: 2019-02-13 18:07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포럼] 광주형 일자리, 넘어야 할 산 많다
전광민 연세대기계공학과 교수
설 연휴에 가족들과 만나 회포를 푼 많은 국민들이 평소의 일자리로 돌아가는 때에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얼마나 클지 가늠이 안 간다. 특히 오랜 기간 직장을 찾기 위해 땀은 흘리는 젊은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할까? 국가는 부유해져도 개개인의 현실은 척박해지는 이 땅의 현재 모습이다.

젊은이들이 그 패기와 도전력을 잃고 안전한 직장인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선호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둡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이들이 도전보다 안전을 택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일자리가 줄고 평생직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점차 로봇이 대체하고 소프트웨어가 해결해 주는 시대에 과연 어떤 일자리가 바람직한 일자리일까?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하고 거기에 적합한 인재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등 고민 거리가 산적해 있다. 과연 우리 사회의 중지가 모아지고 갈 길을 잘 찾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에 '광주형 일자리'라는 독특한 일자리 만들기 작업이 진행되었다. 오랜 기간 우여곡절을 겪다가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았으나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과연 광주형 일자리는 대한민국에 적합한 일자리인지 이 글에서 생각해 본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방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업 주도의 일자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일자리 만들기 이다. 기업의 이윤이 우선인 일반적인 창업과 달리 지자체의 지원이라는 조건하에 기업이 투자하는 모델인데 바람직한 모델은 아닌 듯하다. 얼마나 일자리 만들기가 부진하면 지자체가 칼을 빼들고 달려들었을까 생각이 들지만자연스럽지 않고, 경영의 책임문제라든지 이익의 분배라든지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런 형태의 일자리 만들기가 성공하려면 기업이 이윤을 남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정의 절묘한 협력이 필요할 텐데 그동안의 경험에서 보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직장이 없어서 실업상태에 있는 많은 젊은이들을 볼 때 이런 일자리 만들기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기존 완성차업체의 임금에 비하면 턱없이 낮지만 지자체의 복지 지원, 부품업체의 열악한 임금 수준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어렵게 도출한 합의이니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전 국민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를 설득하는 일이다. 이 일자리 창출이 기존의 노동자들의 일감을 줄이거나 임금을 감소시키지 않을 것이고, 비록 연봉은 낮지만 다른 복지 지원에 의해 삶의 질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광주형이라고 이름 지었지만 이는 단지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지 지역적 이기주의가 아님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 다음은 다른 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의 형평성이다. 지자체가 어느 특정 기업의 노동자들에게만 특혜를 주면 당연히 다른 노동자들은 반발할 것이다. 결국 전반적으로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비슷한 수준의 복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할 텐데, 쉽지는 않겠지만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 결국은 이윤을 남겨야 회사를 유지할 것이니,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지혜가 필요하다. 다행히 현대자동차가 기술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대상 차량이 경형 SUV라고 하니,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가격만 맞출 수 있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지 임금만 낮춘다고 가격경쟁력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품질과 생산성 등 다양한 면에서 최고를 달성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임금이 낮은 국가에 비해 임금경쟁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임금이 낮은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기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좋은 직장이 줄어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경향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도이다.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협력은 가치 있는 모델이다. 비록 자연스럽지는 못하지만 현명하게 협력을 한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모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이해당사자들의 양보와 국민 전체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