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마트공장을 넘어 디지털화로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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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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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스마트공장을 넘어 디지털화로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혁신 전략(Strategy for American Innovation), 유럽 산업 디지털화(Digitalising European Industry), 이미 유명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 중국제조2025(Made in China 2025), 각국마다 경쟁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혁신전략의 기본은 디지털라이제이션, 즉 디지털화이다. 독일연방경제 에너지부(BMWi)는 디지털화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기업의 핵심 프로세스, 고객 인터페이스, 제품 및 서비스에 걸쳐 정보 및 통신 기술 적용의 결과로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 여기서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이다. 일하는 방식(프로세스)을 바꾸고, 대응하는 방식(인터페이스)을 혁신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이와 가장 근접한 개념이 있다면 '스마트 공장'이다. 그러나 '스마트'라는 말은 디지털화가 제기하는 근본적 변화의 절박함을 포괄하지 못한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도입하고, 스마트산업단지 10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지만, 지금까지 대표적인 성과로 꼽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추고, 원가를 절감하고, 납기준수율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로봇과 자동화설비, 사물인터넷(IoT), 우수한 정보통신인프라를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산업생산 시대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디지털화는 스마트공장보다 훨씬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것은 공장에서만 구현해야 할 개념이 아니다. 생산은 물론, 마케팅, 경영정보관리, 재무관리, 인력관리까지 기업 활동 전분야에 걸쳐 기존의 노동 방식과 대응 방식을 혁신함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로 고객에 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집·관리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과 파트너의 요구와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클라우드 환경 도입을 통해 기업의 시스템 유지 및 보수·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항시 최신상태의 관리시스템을 유지함을 의미한다. 또한 이 같은 환경에 친숙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디지털화 촉진으로 말미암아 이 같은 인력의 이동과 재배치, 직무 적응의 유연성을 제고함을 뜻한다.

우리가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며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독일은 이미 이 같은 차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2011년 제조업 하이테크 전략으로서 '인더스트리 4.0'을 첫 발의한 이후, 2014년 8월 '디지털아젠다 2014-2017'을 발표하였고, 다시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을 목표로 '디지털 전략 2025'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이행(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독일 정부의 접근은 한층 명확하다. 인프라, 규제, 신사업 창출 등 각 분야별로 도전과제를 정의하고, 해결책과 추진방안을 제시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전담기관을 설립하고, 정보보호가 디지털화 촉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보보안과 정보통제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처럼 명확할 수 있는 것은 기존의 인더스트리 4.0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거나 디지털 경제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자기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스마트공장의 첫 걸음을 뗀 우리는 이 같은 독일의 사례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 단지 공장의 스마트화인가? 좀더 큰 목표와 도전을 설정할 수 없는가? 우리의 ICT 발전을 언급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 인터넷 사용자 비율은 진정 자랑할 만한 지표인가? 중소기업의 빅데이터 이용과 클라우드 환경 활용에서는 OECD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는 너무 모순적이지 않은가?

세계적인 ICT 강국임을 자랑한다면 우리가 승부를 걸어 볼 만한 발전 전략은 분명하다. 인더스트리 4.0을 선도하는 독일도 부러워할 만한 디지털 전환을 달성하는 것이다. 단지 공장 몇 개의 운영을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를 통해 일하는 방식, 대응하는 방식, 사업하는 방식을 깡그리 바꾸는 것이다. 과거 70, 80년대 고도성장기에 그랬듯이, 디지털화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지수화와 실태조사를 통해 이행수준을 진단하고, 문제점에 대해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누구나 디지털화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래의 산업화가 디지털화이다. 과거 눈부신 산업화는 이제 디지털화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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