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시지가 인상폭, 너무 가파른 것 아닌가

[사설] 공시지가 인상폭, 너무 가파른 것 아닌가
    입력: 2019-02-12 18:09
정부가 지난달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대폭 인상한 데 이어 표준지 공시지가도 크게 올렸다. 12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는 1년 전보다 평균 9.42% 상승했다. 지난 2008년 9.63%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3.87%, 광주 10.71%, 부산 10.26% 순이다. 서울의 경우 작년 6.89%에 비해 2배 수준으로 훌쩍 뛰어 시·도별 상승률 1위에 올랐다. 표준지는 전국의 공시대상 토지 약 3309만 필지 가운데 대표성 있는 50만 필지를 말한다. 이는 개별지의 가격이나 재산세 등 각종 세금, 건강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되지만 문제는 상승 폭과 속도다. 지난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국과 서울 모두 6%대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공시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 뻔하다. 우려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토지를 보유한 사람들의 세금 부담이 커질 것이고, 이러한 세금 부담은 세입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상가 임차인들은 이번 공시지가 인상이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한 공시지가 상승은 보상금을 올려 건설업체들의 사업비를 상승시킴으로써 부동산 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도 건보료가 높아지고 기초노령연금에서 탈락하는 은퇴자들도 늘어난다.

때문에 이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워 급격하게 세금을 올리면 집 한 채가 전부인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만 가중된다. '과속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속도조절이 필요하고 보안책도 내놔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