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눈앞인데 노사 `힘겨루기`… `내우외환` 조선·車산업

현대重 노조, 밀실인수 의혹 제기
자동차 노조도 사측과 임금투쟁
장기 파업·일감 감축 등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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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조선·자동차 노사가 새해 벽두부터 '강대강' 힘겨루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1일 금융당국과 사측의 밀실 인수합병(M&A) 추진에 파국을 경고하고 나섰다. 경쟁력 저하로 세계 7위로 내려앉은 자동차 업계 노조도 임금 인상과 광주형 일자리 등을 놓고 사측과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사 양측이 대화와 타협으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결국 장기 파업과 일감 감축, 손실 악화 등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 1위 조선업 지키자…구조조정 '신호탄' = 조선업계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조선업 '빅딜'을 놓고 노사 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주체인 KDB산업은행과 인수 주체인 현대중공업은 세계 1, 2위 조선업체인 두 회사의 인수합병(M&A)은 출혈 경쟁을 일삼았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작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한국 조선업이 세계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한 현시점을 M&A의 적기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3'가 제 살 갉아 먹기식 저가 수주로 이어온 치킨게임을 멈추고 합심해 국내 조선산업을 지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조선업종 중심의 계열인 현대중공업과 산업재편 필요성 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뤄 우선적으로 M&A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 역시 최근 사내소식지에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국내 빅3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통합과 합병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반면 각 회사 노조는 이번 M&A가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지회는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민영화와 관련, 현대중공업과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따르면 신상기 대우조선해양지회장은 지난 8일 현대중공업지부와 긴급회동을 갖고 M&A를 반대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장 오는 18~19일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한다.

◇'관세폭탄' 임박, 일감 걱정인데…마이웨이 노조 =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달 미국의 관세부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사실상 국내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자동차 업계는 '파업'까지 신경 써야하는 처지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8개월 넘게 아직 2018년 임단협을 타결짓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르노 본사까지 나서 후속모델 배정을 안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노조 측은 예정대로 부분파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2014년 르노로부터 일본 닛산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 중이다. 이는 작년 기준 생산량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당장 오는 9월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데, 후속모델 배정을 받지 못할 경우 부산공장은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게 된다.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정부와의 '밀실 협상'으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현재 국내 자동차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에서 생산하는 차종과 앞으로 출시하는 경·소형차가 더해질 경우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과도 같은 광주형 일자리 전면 재검토 요구와 민주노총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2월 총파업과 연계해 대정부 투쟁을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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