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賊反荷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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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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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賊反荷杖

도둑 적, 돌이킬 반, 멜 하, 지팡이 장.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는 뜻이다.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상대방을 나무라는 상황을 이른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거나 기가 찰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누구한테 큰소리냐?",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어야지" 등의 꼴로 많이 쓰고 있다. 조선 인조 때의 학자이자 시평가인 홍만종의 문학평론집 '순오지(旬五志)'에 그 풀이가 나온다. '순오지'에는 '적반하장은 도리를 어긴 사람이 오히려 스스로 성내면서 업신여기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賊反荷杖以比理屈者反自陵轢)로 풀이된다.

'적반하장'은 주인과 손님이 서로 바뀌어 손님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의 주객전도(主客顚倒), 객반위주(客反爲主)와도 뜻이 통한다. 또 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른다는 뜻으로, 나에게 책망을 들어야 할 사람이 오히려 나를 책망할 때 쓰는 아가사창(我歌査唱)도 같은 의미다. 적반하장과 비슷한 뜻의 우리말 속담도 여럿 있다.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까 봇짐 내놓으라 한다', '소경이 개천 나무란다' 등이다.

지금 일본이 적반하장의 추태를 보이고 있다. 아베 내각의 명백히 의도적이며 상식을 벗어난 발언과 태도가 한일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적반하장은 우리 국민 뿐 아니라 일본 국민들의 분노까지 사고 있다. 지난 6일 일본 지식인 21명은 현재의 비정상적인 대립과 긴장 관계를 우려하며 '2019년 일본 시민 지식인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아베는 뻔뻔하다. 여기에는 정권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 여론을 조성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엿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전에도 적반하장의 여러 사례를 보였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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