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디지털 성범죄 척결` 이번엔 지켜져야

[포럼] `디지털 성범죄 척결` 이번엔 지켜져야
    입력: 2019-02-06 17:55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포럼] `디지털 성범죄 척결` 이번엔 지켜져야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디지털 성범죄 철결" 이번엔 지켜져야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불법촬영음란물이 많은 단속과 삭제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복제유통되고 있어 피해자들에게 이른바 '잊혀질 권리'란 존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불법음란물의 생산·유통을 신속히 차단하고, 웹하드 카르텔 가담자를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불법음란물 유통은 원래부터 범죄행위인데 이를 새삼 엄정 대응하겠다고 하니 그렇다면 엄정 대응해야 하는 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가 따로 있는지 묻고 싶다.

정부가 급증하는 디지털성범죄를 막겠다며 내 놓은 웹하드 카르텔 방지대책은 어이없게도 관련 예산이 이미 국회에서 전액 삭감되었다고 한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디지털 성범죄를 방조하고 부당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헤비업로더-웹하드-필터링업체-디지털 장의사 등의 유착관계를 의미한다. 원래 카르텔은 경제법상 사업자간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말하는 용어지만, 음란물 등 범죄데이터의 유통을 담합하는 경우에도 이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정부대책을 자세히 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방심위에 불법촬영물에 대한 24시간 상시 전자심의체계를 구축하고, 불법음란물 유통이 많은 성인게시판은 방심위 심의로 삭제케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상 음란물유통에 대하여는 원래부터 정보통신망법에 방심위의 심의를 거쳐 자료를 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새삼스레 방심위 심의로 삭제케 하겠다며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그 동안 법률에 규정된 범죄척결 의지가 없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은 불법정보의 유통금지에 관해 제1항 제1호에서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 즉 사이버음란물에 대하여는 그 유통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방통위는 이 사이버음란물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로 하여금 그 처리를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새삼 불법촬영물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이를 심의하게 하여 삭제토록 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법률의 실천의지가 부족했다는 고백인 것이다. 또한 불법촬영물의 유통·확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으로 확대키로 했다는데 관련예산이 한 푼도 배정되지 않은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요즘 불법영상물은 거의다 해외서버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접속차단 권한을 가진 방심위가 관련 예산 없이 운영된다면 피해자가 겪는 고통의 시간은 기약없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현재로서는 관련예산이 확보될 때까지 신청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도 추진해 웹하드업체, 필터링업체, 디지털 장의업체 등 상호 간의 주식과 지분 소유를 금지하고, 필터링 등 기술적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부과하며, 웹하드업체 등이 불법촬영물 유통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는데, 이 금액은 그들의 막대한 범죄수익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다. 기술적 조치의 이행여부 증명도 쉽지 않다. 따라서 과태료를 더 올려야 하고, 기술적 조치보다는 음란물 유통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아무튼 불법촬영음란물에 대한 정부의 척결의지와 실천이 가장 중요하므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선언이 이번만큼은 강력히 실천에 옮겨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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