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 이뤄 지속가능 대한민국 만들자는 게 촛불 민심" [정세균 前 국회의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黨政, 분열 아닌 통합 고민할 때… 민생에 있어선 아쉬워, 분발해야
완전한 비핵화만이 北核 해결책… 굳건한 '한미同盟'은 안보의 기초
'우리도 核무장' 국제적 약속과 배치…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 않아
좋은 정치인 등장해 야당 바로 세운다면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 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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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 이뤄 지속가능 대한민국 만들자는 게 촛불 민심" [정세균 前 국회의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정세균 前 국회의장·6선 국회의원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정세균 前 국회의장·6선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검토하는 국회 선거구제 개편은 각 당 지도부가 의원들을 설득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점을 국민들께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해를 구한 다음 옳은 방향이라면 그쪽으로 가야 합니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 문제도 확대하는 것과 않는 것 중 어느 것이 진정 바람직한 국회 운영에 부합하는지 설명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미래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는 분열된 사회를 하루 속히 통합해야 해요. 북한 비핵화도 미래 한국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북한이 핵을 끌어안고 미래로 갈 수는 없습니다."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역임했고 6선의 여당 정치인으로 정치적 중량감을 가진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게 국정 현안에 대해 고견을 들었다. 정 전 의장은 우선 국회 가장 큰 현안인 선거제 개편에 대해 여야, 특히 두 거대 정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다음 세대를 위해 급변하는 안팎의 정치 경제 사회 안보 등을 고려한 최적의 '대한민국 국회'로 가기 위해서는 결단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 강화, 국회의원 개개인의 자질 향상 등에 대해서도 솔직 담박하게 견해를 밝혔다. 특히, 정 전 의장은 현안을 탁자에 모두 올려놓고 국민에게 현재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들이 있는지, 어떤 선택을 해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 고백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정 전 의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핵을 끌어안고 가면 미래가 없다"며 "완전한 비핵화만이 북핵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을 방문한다면 그 자체가 비핵화 가능성이 높음을 대내외에 보내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비핵화로 가는 긍정적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변질될 수 없는 우리 안보의 기초라는 인식도 갖고 있었다.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은 비단 한국만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필요에 의해 유지돼야 하고 또 동북아 평화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25일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1개월째를 맞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직 기대에 비해 성과가 안 나오는 거 같은데요.

"국정이라는 게 단편적인 게 아니고 복합적이잖아요. 외교 국방 경제 사회 여러 분야가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할 당시 가장 큰 현안이 무엇이었나 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어요. 당시 가장 큰 현안은 북한 핵문제였거든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일단은 비핵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세 번 정상회담을 하고 미북회담도 2차 회담을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또 동계올림픽도 잘 치뤘고요. 이런 내용들을 보면 아직 성적표를 매길 때는 안됐지만, 평가절하할 일은 아니라고 봐요."

-요즘 국민들 삶이 전반적으로 빡빡해졌다는 반응이 많습니다.(통계청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위는 소득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132만원, 2분위는 0.5% 감소한 284만 원, 3분위는 2.1% 증가한 415만원, 4분위는 5.8% 증가한 569만원, 5분위는 8.8% 증가한 974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5분위 중 1,2 분위 계층의 소득은 줄고 중상위 3,4,5분위 계층은 늘었습니다. 소득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주요 과제로 닥쳤는데요.

"민생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지요. 그러나 아직 임기가 3분의 1도 채 안 지났어요. 더 분발해야겠지요. 대통령부터 정부, 여당 분발해서 촛불민심에 의해서 탄생한 정부이기 때문에 촛불민심이 무엇을 바라는지 봐야합니다. 국민들이 요구한 것은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이거든요. 저는 이것을 시대정신이라고 봐요. 미래를 열 준비를 제대로 하고 다음 세대와 우리 세대가 잘 공존할 수 있는, 다시 말하면 다음 세대가 현 세대보다 더 잘 사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는 거지요. 분열된 사회가 아닌 통합된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갈 거냐 하는 것을 잘 준비하고 감당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6선으로 직전 국회의장이고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원로이시니 대통령과도 자주 만날 기회가 있지 않나요. 만나시면 시장의 얘기도 하실 것 같은데요.

"대통령께서 워낙 바빠서요.(웃음) 자주 만나지는 못하고요. 얼마 전에 3주 전인가요 전 국회의장들을 초청 해서 청와대에서 만났어요. 비공식적인 자리니까 나름대로 하고 싶은 말씀을 많이 나누었지요."

-전직 국회의장 분들이면 여야 여러분들이 모이셨겠네요.

"아니요. 여당 출신 전 국회의장들만 모였어요."

-1월 셋째 주 한국갤럽의 정당지지도를 보면, 민주당이 40%, 무당파 26%, 한국당 16%,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8%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큰 차로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분석이 여러 갈래로 나올 겁니다. 우선 잘 해주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거라고 봐요. 잘 해주리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반영된 거 아니냐는 거죠. 다른 측면에서는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할까, 제대로 전열 정비가 안 돼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점도 있겠죠. 이런 시각도 있거든요. 여당은 그런 점들을 잘 살펴야 되겠지요. 국민 신뢰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자력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유지하는데 고심을 해야 할 겁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매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관심이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는 한국당과 한국당 대표주자들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원래 야당이 잘 해야 민주주의가 잘 작동을 하거든요. 아직까지는 야당이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 때 실정이 많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제1야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정치인이 등장해 야당을 바로 세울 수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봐요. 그런 걱정을 본인들도 하고 있지 않겠어요? 야당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 해주기를 바랍니다. 현재 대표주자들을 본다면, 여당에도 야당 시절에 치열하게 투쟁도 하고 야당을 제대로 집권당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했던 인물들이 많다고 봅니다."

-작년 말부터 언론에서 차기 대권 주자들의 얘기가 부쩍 나오고 있고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되고 있는데요.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 않았는데, 문 대통령이 주어진 과제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정치인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노력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현재 국회 가장 큰 현안은 선거법 개정입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중심으로 선거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는데,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요.

"각 당의 지도자들이 당리당략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대승적인 차원에 대한민국의 정치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결단을 할 것인가 그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당리당략에만 머무르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의 이해관계에 맞는 제도와 다른 야3당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 평행선을 그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가 이대로 가면 안됩니다. 지금 엄청난 안건이 쌓여 있거든요.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제대로 일이 되겠어요? 그런데 미래에 우리가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하는 것들이 아주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이런 부분들을 국회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대립하고 반목하면 국민 신뢰를 얻을 수도 없고 국회기능을 한다고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어떤 제도를 만들고 어떤 선거를 통해 어떻게 의원을 뽑아야 하는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입법부가 제 역할을 할 것인가를 성찰하고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결단이 쉽게 이뤄질까요.

"국민들의 뜻과 일치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지요. 그런 점에서 의원 정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는 무슨 의원을 늘리냐 오히려 줄여라 이렇게 보시거든요. 저는 그 심정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정치개혁을 위해서 또 선거개혁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국민들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정치지도자들이 당리당략을 뛰어넘어 국가적 이익을 위해서 결단을 해야 할 때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여야 지도자들에게 이 얘기를 계속 해오고 있어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민주당과 한국당 대 야3당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제가 정개특위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입니다. 정개특위에서 논의되는 사항을 보고도 받고 자문위원들끼리도 논의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우리 선거제도가 너무 비례성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20대 국회 당선자들의 표를 합치면 전체 투표수의 45% 쯤 됩니다. 그러니까 55%가 사표가 된 거거든요. 어느 선거든지 사표가 없을 수는 없는데 이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비례성과 대표성을 좀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는 거죠. 저는 거기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게 거대 양당에게는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잘 조절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 쪽 사람들에게 무조건 손해를 감수해라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현실적이지 않죠. 그래서 협상을 통해서 두 거대 정당과 야3당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행 소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하나요.

"제1야당에서 주장을 하고 있죠. 복합형으로 대도시에서는 중선거구로 하고 농촌에는 소선거구로 하자고 주장하는데, 중선거구로 하면 신인들의 진출이 더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겨요. 우리나라가 소선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의원 교체가 빠른 겁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10선이 흔하고 교체율이 우리보다 적어요. 프랑스 같은 경우도 마크롱 대통령이 들어서 정치개혁을 통해 대폭 물갈이를 했거든요. 우리나라는 비교적 상시적 물갈이가 되는 나라로 봐야 돼요. 지금도 초선 비율이 상당히 높으니까요. 공천할 때 신인 천거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의원 물갈이는 비교적 활발하다고 봅니다."

-표의 등가성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표의 등가성에 대해서는 2014년 헌재에서 선거구 인구편차 3대1은 과도하다며 2대1로 할 것을 제기했죠. 저는 인구 편차를 줄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농촌이 문제예요. 예를 들어 제가 15대 때는 무진장으로 시작을 했는데, 17대에서는 임실까지 합쳐졌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임실도 모자라 임실은 임실 순창 남원으로 가고 완주가 무진장과 합쳐졌어요. 뿐만 아니라 강원도에 가면 한 선거구가 엄청나게 넓어요. 4개 군도 안 돼서 5개 군으로 묶은 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편차를 2대1로 줄이면 더 심해지지요. 그런 고민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의 원칙으로 본다면 편차를 줄여야지요."

-농촌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장치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그런 부분도 정치적인 고려 사항이겠죠. 예를 들어 몇 개 이상의 자치단체 이상은 한 선거구로 묶지 않는다거나 하는 제도가 필요한 거죠. 결국 예외 조항을 두어야 합니다. 농촌의 경우에는 몇 군데가 이런 예외 조항에 들어갈 수 있지만,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봐요."

-양원제 얘기도 나온 적 있는데요. 지역구 기반은 하원, 광역단체 대표로 구성한 상원 이렇게 미국식 양원제를 하자는 주장입니다.

"학계에서 그런 주장을 많이 합니다. 제가 의장을 할 때 헌법개정특위를 만들었었는데, 특위 산하에 자문위원회를 두었어요. 거기 참여한 학자들이 그런 주장을 많이 하더군요. 우리나라가 개발을 중심으로 속도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이제는 성숙된 나라로 가기 때문에 속도도 중요하지만, 안정성 등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보고 단원제 보다는 양원제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일이 쉽지 않아요. 국민들께서 지금도 심정적으로 의원 수를 줄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데, 거기다가 원을 하나 더 만든다? 쉽지 않을 겁니다. 의원 몇 명 늘리는 것은 사실은 비용이 많이 늘어나지 않아요. 하지만 원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만약 양원제를 도입해 의회 운영의 속도가 더 더뎌지면 국민들이 참기 힘들겠지요."

-지금으로선 양원제는 시기상조겠네요.

"남북 통일이 된다든지 이런 아주 큰 계기가 생기기 전에는 쉽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잖아도 여의도에 본회의장이 현재 쓰는 거 하고 또 하나 더 있거든요. 50명 정도의 정원이 회의를 할 수 있는 규모로요. 원래 이게 양원제가 됐을 때 상원회의실을 상정하고 만든거거든요. 그런데 우리 국회의사장이 1974년인가 준공됐으니까 그 때도 벌써 양원제 생각을 했었다고 봐야지요. 사실은 또 양원제를 잠시 한 적이 있어요. 4ㆍ19 직후 출범한 제2공화국에서 내각책임제와 양원제를 채택했죠."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가 민주제의 주요 제도는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1952년도에 지방자치제를 했으니까요. 군사혁명에 의해서 유보가 됐죠. 사실은 지방자치제는 민주제의 기본입니다. 거기다 양원제도 경험했고 내각제도 경험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인 경험을 감안해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과연 우리는 어떤 법과 제도, 특히 정치시스템을 갖춰 능률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을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 고민은 바로 헌법을 통해 구현되는 거고요. 그래서 의장 취임하면서 헌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을 펼친 겁니다. 처음에는 국민들이 시큰둥했었는데, 제가 임기가 끝날 때는 개헌에 대한 지지가 굉장히 높았어요. 한 70~80%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정당의 지도자들이 결단을 못해서 아직까지도 표류하고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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