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진실 공방 두 주인공 `孫남孫녀`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진실 공방 두 주인공 `孫남孫녀`
    입력: 2019-01-27 18:05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진실 공방 두 주인공 `孫남孫녀`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지난 주에는 국회의원 손혜원이 뉴스의 중심이 되더니 이번 주에는 손석희 jtbc 사장이 뉴스의 화제로 떠올랐다. 사실 손혜원 의원과 손석희 사장은 성(姓)만 같을 뿐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성장 배경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비슷한 시기 뉴스의 중심인물이 된 것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뉴스는 언제나 부정성(negativity)에 주목하고 일상에서 벗어남(deviance)을 쫓는다.

손혜원 의원은 지난 2017년부터 목포 구도심에 20여채의 가옥을 본인의 재단과 지인들의 이름으로 구입했다는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손 의원은 목포에 남아 있는 근대도시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선의라고 주장한다. 또한 투자 이익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언론은 그녀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하더라도 직무와 관련되어 있는,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에 지인의 딸에 대한 인사 청탁 의혹도 받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기간에 '국민 비호감'이 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국감장에서 선동열 국가대표야구감독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아시안 게임 우승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고 말해 국민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그녀는 브랜드 네이밍 업계에서 성공한 전문가로 영입된 케이스이지만 사람들은 김정숙 대통령 영부인과 숙명여고 친구로 바라본다. 지난 20일 손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장에 홍영표 원내대표가 동석한 것도, 회견이 끝난 뒤에 홍 대표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것도 그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그렇기에 손 의원의 투기의혹은 단순 한 초선의원의 일탈이 아니다.

"자기가 사는 집 아니면 좀 파시라"라는 말로써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아붙여왔다. 그러한 현 정부가 갑자기 손 의원의 20여채 주택구입을 투기가 아니라고 두둔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손 의원에게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비롯,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죄, 부패방지법,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우리 편이니깐 괜찮아", "영부인 친구이니깐 예외이다"라고 한다면 위험하다. 손 의원 사건은 자칫 표리부동한 현 정부의 한 단면이 될 수 있다.



손석희 jtbc 사장은 한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이다. 벌써 10년 넘게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84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그는 줄곧 언론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잠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으나 그는 '시선집중', '100분 토론' 등 굵직한 시사프로그램의 사회자로서 일했다. 특히 jtbc의 보도부문 사장 겸 메인뉴스 앵커로서 손석희의 능력은 탁월했다.

지난 2014년 4월 14일 200일 넘게 세월호 사건을 메인 뉴스로 다루면서 세월호에 대한 국민 관심을 환기시켰다. 또한 최순실의 태블릿PC 존재를 보도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탄핵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30여 년간 뉴스 전달자로서 손석희 앵커는 한 점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래서 미스터(Mr.) 바른생활이었다. 그런 손 사장이 뉴스 주인공이 된 것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일식집에서 본인보다 14살 어린 후배 프리랜서 김웅 기자를 폭행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사람들은 폭행 사실 여부보다는 이들의 첫 만남에 주목하고 있다. 세월호 3주기였던 2017년 4월 14일 밤 경기도 과천의 한 주차장에서 손 사장은 자동차를 후진하다가 뒤차와 부딪히고 3km 정도 뺑소니를 하다가 붙잡혔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이를 취재하다가 손 사장과 연결되었다. 호사가들은 손 사장 차에 당시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아예 여성 A씨가 동승자로 확정되어 인터넷에 오르내리고 있다.

손석희 사장의 폭행사건에 대한 진실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전치 3주의 폭행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손 사장이 왜 김웅 기자를 지속적으로 만났는가 하는 점이다. 혹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인지, 손 사장이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야 한다.

혼탁한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참 언론인의 모범이라 믿었던 손 사장이 또 다른 표리부동한 인물일까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손 사장은 침묵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해명과 사과를 서둘러 해야 한다. 우리시대의 가장 큰 재앙은 진실의 희생이기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