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로만 여긴`4차 산업혁명`… 감춰진 한계를 파헤치다

기회로만 여긴`4차 산업혁명`… 감춰진 한계를 파헤치다
김위수 기자   withsuu@dt.co.kr |   입력: 2019-01-22 18:01
기회로만 여긴`4차 산업혁명`… 감춰진 한계를 파헤치다

○4차 산업혁명, 아직 말하지 않은 것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편저/이새/1만6500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 논의에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에 대한 믿음, 즉 기술결정론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디지털 기술을 잘 발전시키면 또 하나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공급자 중심으로 기술결정론에 바탕을 둔 4차 산업혁명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기술발전 속도, 산업적 활용 가능성, 사회적 수용도 등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 하지만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실종돼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가 원하지 않는 미래로 떠밀려 갈 수 있다.

한국사회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에는 암묵적으로 산업진흥과 기술개발 중심적 담론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기술발전의 수용자인 시민의 관점이 배제돼 있다. 급속한 변화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윤리적·사회적 논의는 상대적으로 지체된 상태. 이는 결국 사회전반의 수용성 제고와 적극적인 대응에 커다란 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난무하는 미래 전망 속에서 허상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외치기 전에 우리 사회가 답해야 할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심도있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에 감춰진 한계와 문제점이 무엇인지 자문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심도 있게 성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과연 안전한가? 그것은 정말 혁신적인가? 4차 산업혁명의 길을 우리는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가? 4차 산업혁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이대로 괜찮을까?

'4차 산업혁명, 아직 말 하지 않은 것들'은 4차 산업혁명 현상이 주는 기회와 위협을 제대로 이해하고, 새로운 혁신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을 비롯한 인문·사회·경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펼쳐 낸 학제간 논의를 담았다.

이 책에서는 "혁명적 기술 덕분에 인류가 500년을 산다면 당신은 현재 어떤 계획을 포기하고 어떤 계획을 새로 세우겠는가"를 묻는다. 물론 당장 실현되는 기술은 아니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그 기술로 내가 혜택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 지만 이 질문이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 지의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인 인공지능이 가지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는 인간의 정신, 마음, 또는 의지 등이 과연 인간만의 것일지 의문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초지능'이 약간의 편차만으로도 인류를 불필요한 존재 정도로 인지하게 되고, 그 결과 인류라는 생물종이 종래에는 종말을 맞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극히 실존적인 문제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동시에 이 책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우리의 정치제도와 권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사회 곳곳에서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복잡하고 불안한 쟁점이 돌출하면서 사회구성원 모두의 합의를 이루어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인지·판단 능력을 향상시키는 지능기술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주관과 감정이 개입된 사람의 판단 보다 데이터에 근거하는 인공지능의 판단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이언 피어슨(Ian Person) 퓨처라이즌(Futurizon) 소장은 미래 대의민주주의에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시민들의 대표가 되어 협상하고 사회적 합의를 할 것이라 주장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인간의 판단을 지원하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는 복잡한 사회의 어려운 합의, 미래에 대한 불예측성을 지능기술에 의존하는 '알고리즘 민주주의'가 대두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능기술의 발달에 못지않게 사람 간의 교감기술, 감정기술, 배려기술, 판단기술, 리더십기술 등 인간기술에 대한 교육과 학습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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