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겸 회장 런정페이가 자사 제품에 대한 국제 사회의 보이콧을 언급하며 감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애플에 이어 화웨이도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 회장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향후 몇 년간 전반적인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밝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런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웠다"며 "우리는 전략적 확장 단계에 있었고 화웨이는 급격히 성장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제 각 지역 사업부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해 조직의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런 회장의 이 같은 경고는 세계 각국에서 화웨이 배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1일 캐나다는 미국 측 요청으로 벤쿠버에서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했다. 또 지난 8일에는 폴란드 당국이 화웨이의 북부 유럽 판매 책임자인 왕웨이징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이 같은 사건들은 화웨이에 대한 서방국가의 의혹을 증폭시켰다.
미국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동맹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 호주, 뉴질랜드 등이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여기에 프랑스, 영국, 독일 등도 화웨이 제재 행렬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화웨이와 ZTE(중흥통신) 등에 미국산 반도체 칩과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중국 국영 통신사들의 미국 내 영업을 상당 부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런 회장은 "5G는 4G 때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저기서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우리는 고난의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평범한 수준의 직원들을 해고하고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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