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새 집행부 강성기조 예고
복지부 실무자 내달 교체가능성
품목 지정 논의 더 장기화될 듯
'국민 편익증진 취지 무색' 지적
복지부 실무자 내달 교체가능성
품목 지정 논의 더 장기화될 듯
'국민 편익증진 취지 무색' 지적
편의점에서 팔 수 있는 상비약 품목을 조정하기 위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의 한 축인 대한약사회의 집행부가 바뀌는 가운데, 지금까지 지정심의위를 이끌던 보건복지부 실무자가 내달 교체되면서 품목 확대 논의가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는 정부가 2017년 12월까지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같은 해 3월 출범시킨 비(非)법정위원회다. 대한약학회, 대한약사회, 편의점산업협회, 시민사회단체, 보건사회연구원, 언론 관계자 등 총 10명의 심의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약사회의 경우, 오는 3월 김대업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39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편의점 약품 품목 확대에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은 "품목 조정 문제는 집행부 교체 전에 급작스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기존의 안전성 기준에 따르면 '타이레놀 500㎎' 등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13개 품목 중에서도 빠져야 할 게 많아, 품목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편의점 판매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시민사회단체 측과 약사회 간 갈등이 평행선을 달릴 전망이다. 특히 약사회는 지정심의위가 비법정위원회인 만큼 그 역할이 '자문'에 국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정책위원장은 "지정심의위가 품목 조정에 대한 자문을 넘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월권 행위"라며 "심의위를 통해 의결이 이뤄지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엔 복지부를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회 새 집행부의 강경기조가 예고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복지부 실무 담당자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다. 약계 한 관계자는 "현 약무정책과 과장의 임기가 2월말까지라는 얘기가 복지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약무정책과장이 보통 8개월 주기로 교체돼 왔는데 현 과장은 2016년 9월 배치돼 2년을 훌쩍 지나고 있어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민사회단체 측은 소관부처 실무자 교체가 현실화 할 경우, 편의점 상비약 지정 논의는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심의위원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의 편익 증진이라는 철학을 갖고 책임감 있게 정책을 운영해 나가야 할 시점에 실무자를 교체하게 되면 논의의 진전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부처 정기 인사가 보통 2월에 있다 보니 업계에서 그런 얘기(실무자 교체설)가 나오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차기 지정심의위의 회의 개최시점도 불투명하다. 보건복지부측은 "현재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지정 기준인 안전성 기준에 대한 논의를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학전문가를 통한 안전성 기준 검토도 하고 있다"면서 "차기 회의 일정은 이러한 논의와 검토의 결과가 나와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편의점 안전상비약은 7년째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부문 13개 품목에서 동결돼 있다. 각각 2000여개, 3만여개의 상비약을 처방전 없이 일반 소매점에서 살 수 있는 일본, 미국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이에 2017년 말 5차 지정심의위원회 회의에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으로 겔포스, 스멕타를 추가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약사회의 반발로 합의가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8월 6차 회의에서 겔포스(보령제약), 스멕타(대웅제약)의 편의점 판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 또한 약사회 등의 반발에 막혀 다음번 회의로 결정이 보류됐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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