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이달 말 발표될 표준주택 공시가격으로 보유세 폭탄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자 서울 주택 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었다. 1월 주택 거래량이 월별 거래량으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16일 현재 915건이 신고됐다.
하루 평균 57.2건이 거래된 것으로 직전 달인 하루 74.3건이 거래됐던 직전달인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23.1%, 전년 동월인 작년 1월 329건과 비교해서는 82.6% 감소했다.
2013년 1월 1196건이 거래된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6년 만에 최저치다.
2013년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와 재건축 규제, 반값 아파트(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영향으로 주택 거래시장이 침체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거래량이 당시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8월 집값 상승으로 9월과 10월에 각각 1만2243건, 1만121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이후 9·13대책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보유세 강화 조치로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
서울 대표 부촌인 강남 아파트는 고점 대비 3억∼4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추가 하락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관망하며 쉽게 팔리지 않고 있다. 강남 아파트의 거래량은 지난 16일 기준 46건, 구 전체의 하루 평균 거래 신고 건수는 2.9건에 그쳤다. 직전달인 작년 12월 대비 15.9%, 작년 1월 대비 87.1% 급감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각각 34건, 46건으로 하루 평균 신고 건수가 각각 1.6건, 2.9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 1021건이 거래된 용산구는 올해 1월에는 16일 현재 신고 건수가 12건에 불과하다.
최근 거래량 감소는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1월 서울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량은 422건으로 하루 평균 26.4건이 신고됐다. 작년 12월 일평균 32.1건에 비해 17.8%, 작년 1월의 42.3건에 비해서는 37.6% 거래량이 줄었다. 지난달 공개된 표준 단독주택 공시 예정가격이 작년대비 최대 200%까지 크게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더욱 관망하는 분위기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단독·다가구 거래량은 16일 현재 각각 3건에 그쳤고 송파구 4건, 용산구 16건, 중구 9건, 성동구 14건, 동작구 11건, 마포구 23건 등으로 나타났다.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1월 현재 1467건, 하루 평균 91.7건으로 작년 12월 대비 16.4%, 작년 1월 대비 18.0% 각각 감소했다.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 거래량도 각각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 말 표준주택 공시가격 발표에 이어 공동주택과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발표되는 4월 말 이후에도 당분간 거래 감소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 대출 규제 등 9·13대책에다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올해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은 물론,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것"이라며 "거래시장이 한동안 위축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달 서울시 25개구 전체 실거래 건수 현황<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제공>
작년 9·13 대책 여파와 이달 말 발표될 표준주택 공시가격 등으로 연초부터 서울 주택 시장이 꽁꽁 얼었다. 실거래건수가 900여 건에 그치며 부동산 침체기로 꼽히는 2013년 이후 역대 최악의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