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는 구글과 아마존 간의 AI(인공지능) 주도권 대결 장으로 귀결됐다. 세계 자동차·가전기업들이 두 회사 기술을 채택한 제품을 경쟁적으로 전시, 구글·아마존과 추격 기업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가 데이터·AI 관련 기술·산업격차를 좁히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제1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AI 기업·대학·연구소가 한 곳에 모여 R&D, 인력양성, 창업에 집중하는 AI 융합클러스터 조성을 골자로 하는 '데이터·AI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까지 AI 유니콘기업 10개를 육성하고 데이터 시장규모를 30조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서울 양재동 R&D 혁신허브에서 열린 회의 참석자들은 선진국과 데이터·AI 기술격차를 좁힐 시간이 별로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시장조사기업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2030년 세계 데이터·AI경제 규모는 13조6000억~16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산업의 방식을 바꿀 뿐 아니라 과거에 없던 산업이 AI에 힘입어 선보일 전망이다. 정부는 기술개발부터 인력양성, 기업지원, 허브 조성, 국가 프로젝트에 투자를 쏟아부어 새로운 시장기회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사람과 기업들이 협업에 혁신과 창업에 도전하는 AI 융합클러스터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해 조성한다. 과기정통부는 다음달중 사업계획안을 마련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내년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말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부지 확보 등 사업에 착수한다.
온라인 공간에는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학습용 데이터와 알고리즘, 컴퓨팅 자원을 통합 제공하는 'AI허브'를 구축한다. 올해 200억원을 투입해 이미지·상식 등 기계학습용 범용데이터를 구축하고 법률·금융 등 산업별 특화데이터를 구축해 개방한다. 대량의 AI 데이터 처리를 위해 클라우드를 통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자원을 기업에 지원하고 슈퍼컴 5호기도 개방한다.
또 AI의 재료가 되는 교통·금융·에너지 등 분야별 데이터 구축·개방을 위해 10개 빅데이터 플랫폼과 100개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올해만 743억원을 투입해 관련 컨소시엄을 선정해 지원한다.
차세대 AI 핵심기술 투자에도 집중한다. 인간 뇌를 모방한 강화학습 AI 기술을 개발하고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개발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10년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디지털 방식에서 진화한 양자컴퓨팅 기술 투자도 확대한다.
또 지역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권역별 AI 융합연구센터를 올해 2개 내외, 2022년 5개 지정해 최대 7년간 연 15억원을 지원한다. 해외 기업과 국내 중소·벤처기업간 협업을 돕는 '글로벌 AI 100' 사업도 추진한다. 2023년까지 100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력산업에 AI를 적용하는 'AI+X'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올해 의료·치안, 내년 안전분야에서 추진하고,올해중 국가정보화기본법과 전자정부법을 전면 개정해 지능정보화 촉진방안을 담는다. 아울러 AI대학원 신설, 의료·금융·제조 분야 현장인력 교육, 비학위 과정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연 2000명, 5년간 1만명의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가 데이터와 AI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면서 "특히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관련 신기술·신제품의 시장검증과 출시를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