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확장 필요한 때인지 의구심… 성장·분배 투트랙 전략 세워야"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경고
단기재정 효과 사라지면 훨씬 위험
이제라도 정책 수단·목표 점검할때
채희율 "소주성 성장정책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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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를 논하다
니어재단 경제전망 세미나


"재정확장 필요한 때인지 의구심… 성장·분배 투트랙 전략 세워야"
대화하는 이규성 前장관·정덕구 이사장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오른쪽)과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1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담론 : 니어(NEAR)재단 시사포럼 2019년 한국경제 전망과 위험관리 대책' 신년세미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갑자기 6%대에서 3%대로 떨어지던 과거처럼, 우리 경제 성장률이 향후 1% 이하로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올 수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재단 신년세미나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지금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단기적 재정효과가 사라진 뒤에는 장기적으로 훨씬 어려워진다"며 금융위기 당시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 효과로 2009년 6.5%까지 치솟았던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이듬해 3%대로 쪼그라들었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재정확장 정책이 과연 대외적으로 필요한 때인지 의구심이 든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2018년 경제정책 운용: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2.9%)과 국책연구기관들이 진단한 추정치(2.6%) 간의 차이가 불과 0.3%포인트인데 큰 리세션(경기 침체)이 오기도 전부터 확장정책을 쓰는 것은 굉장한 무리"라며 "이렇게 되면 재정여력이 진짜 위험할 때 쓰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말하는 건 임금이 증가하면 노동 소득 증가로 소비·수요가 증가한다는 건데 근로자의 한계소비성향은 자본가의 한계소비성향보다 크다"며 "오히려 임금 증가로 가격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하지 않게 되고, 기업 이윤 감소로 투자·생산이 줄어 개방 경제 전제 아래 임금 인상과 국제경쟁력 저하, 수출·생산·소득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그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정책의 수단과 목표가 정확한지 점검할 때라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목표가 성장인지, 분배인지 명확치 않아 보인다며 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전반적인 정책의 목표를 분배로 두고, 반대로 경제성장을 목표 삼은 지금 상황에선 성장과 분배, 둘 다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차라리 성장정책은 성장으로, 분배정책은 분배로 투트랙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토론자들도 정부 정책이 불분명하다는 데 공감하고 관련 비판과 제언을 함께 쏟아냈다. 채희율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소득주도 성장은 성장정책도 아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경기정책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향후 정책의 큰 방향은 혁신성장 중심 잠재성장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소득주도성장과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이라는 정책 프레임 아래서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 일자리, 소득재분배 등 공공사회 복지지출 중심의 세출증대만 강조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그는 "경기대응적 성격도 미미한데 세출 증가에도 세입 부담 늘리는 과정"이라며 "부동산 정책수단으로 과도하게 엄격한 금융비율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주식 거래세 등을 인하해야 세금감면을 통한 소비 증진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정부 정책 의도와 거꾸로 간 결과"라고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현 정부는 한계가 보이는 자료에 의거해 최저임금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감소나 소득 불평등 악화를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현실 인식이 이념이나 정치적 판단에서 온 것이라면 심히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로소득자나 사업소득자는 하위그룹 퇴출로 내부 불평등은 감소할 수 있지만 일자리 감소 충격이 저소득 가계에 집중돼 불평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분기별 가계동향 조사에서 하위그룹 소득이 계속 하락한 것은 그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연 정책의 결과를 추적하고 그로부터 학습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초기 시행착오는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현 정부 측 참석자인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혁신적인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겠다며 미래 비전을 알렸다. 이 차관은 '올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아직 긍정적 성과를 체감하기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고용과 분배 문제로 민생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한다"고 했다.

그는 "성장세가 악화되면서 투자가 부진하고 산업혁신이 지체되고 있는데다 성장 잠재력 역시 하락이 우려된다"면서도 "문명의 흥망성쇠는 국가 구성원들의 대응법에 따라 결정된다. 엄중한 상황에 직면한 만큼 정부와 구성원들이 냉정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올해는 국민들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펴겠다"며 "제약 요인이 적지 않겠지만 과정과 관리에 보다 많은 시간을 들일테니, 재도약할 수 있도록 기대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차현정·주현지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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