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중국 법원이 마약밀매 혐의를 받는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달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14일(현지시간) 트뤼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독단적으로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며 "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중국인민법원은 마약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에 사형을 선고했다. 셸렌베르크는 재판에서 자신은 관광객에 불과하며 마약 밀매업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피고의 주장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으며 피고는 국제 마약밀매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했다.
중국에서 헤로인 50g 이상이나 아편 1kg 이상을 밀거래하다가 적발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마약밀매에 연루된 외국인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사례들이 있다
그러나 중국이 외국인에 대한 재판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중국이 이번 판결을 지렛대로 삼아 멍 부회장의 완전한 석방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판결은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 캐나다에 대한 지렛대를 높이려는 중국의 시도"라고 해석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달 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중국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했다.
중국의 이번 판결로 인해 양국 관계는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외교부는 이날 자국민에게 중국 여행시 '임의적인 법집행 위험'이 있다며 매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