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아마존은 `알렉사 냉장고`를 출시할까?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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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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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아마존은 `알렉사 냉장고`를 출시할까?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아마존이 최근 인공지능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전자레인지를 시장에 출시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Echo)와 무선으로 연결해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음성 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다. 전자레인지 안에 음식을 넣어둔 뒤 음성으로 '팝콘을 튀겨줘'라고 명령하면 원격 조정으로 요리가 된다. 전자레인지는 찬장 내 팝콘이 떨어질 때 쯤 자동으로 주문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스마트폰이 아닌 음성으로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고객의 거실과 부엌을 점령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1분에 40개 단어를 입력할 수 있는 반면, 음성으로는 150 단어까지 입력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말로 명령을 내리는 동안 손으로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19'에서도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아닌 아마존이 큰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점유율 4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014년 처음 출시될 당시만 해도 참신한 스피커 정도로 인식되었던 에코의 성능이 점차 향상되면서 인공지능 스피커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 CES에서는 알렉사가 탑재된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제초기 뿐만 아니라 스마트 변기까지 전시되었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제품의 누적 판매대수가 1억대를 넘었고, 전세계 3500개 기업, 2만개 이상의 제품에 이미 알렉사가 탑재되어 있다. 구글과 애플도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앱 시장을 뛰어 넘는 음성인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아마존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아마존이 알렉사가 탑재된 제품을 확대하는 이유는 '데이터 확보'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미래의 경쟁력은 고객의 데이터를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주로 온라인으로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하드웨어 기기를 통한 오프라인 데이터 수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스피커와 조명장치, 냉장고나 TV와 같은 가전제품, 그리고 자동차 등이 모두 이용자의 경험과 정보를 수집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아마존이 자동차용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 오토'(Echo Auto)를 출시한 것도 데이터 수집을 위한 무대를 가정에서 자동차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아마존 전자레인지의 가격은 59.99달러(6만 7천원)로 저렴하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가상서버)에서 다운로드 받도록 해 제조원가를 낮춘 결과다. 알렉사 탑재 가전제품이 스피커와 전자레인지에서 조만간 청소기와 냉장고, 세탁기, 전등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탁기, 냉장고에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클라우드에 연결하면 제품의 관리기능은 소비자가 선택해서 다운로드 받는 방식으로 바뀐다. 결국 가전제품의 생산 방식도 변경될 수 밖에 없다.

아마존은 지난 1년간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원을 기존의 두 배 규모인 1만명으로 늘렸다. 알렉사를 널리 확산시켜 충성스러운 사용자를 대거 확보한 다음 이들이 아마존 플랫폼 안에 머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빅스비'와 'LG씽큐'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높지 않은 편이다. 아마존이 직접 '알렉사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 생산에 뛰어들 경우를 대비해 삼성과 LG도 인공지능 생태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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