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영역 해외로… 리딩금융 도약
네트워크 확장·GIB 선진거점 '투트랙'
해외자산운용·글로벌IB 허브 구축도
네트워크 확장·GIB 선진거점 '투트랙'
해외자산운용·글로벌IB 허브 구축도
핀테크로 글로벌시장 개척한다
(7) 농협금융
NH농협금융지주가 3%에 불과한 그룹 내 글로벌 사업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해외에서 내는 순이익은 2022년까지 1000억원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뒀다.
지난해 3분기 농협금융이 낸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밖에 안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농협지주라는 이름은 아직 생소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체제 출범 당시인 2012년 비교적 늦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만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농협금융이지만 갈길은 멀다. 농협금융의 해외 영업망은 작년 10월 기준 10개국 16개 점포로 금융지주사 중 가장 적다. 저성장 국면에 국내 금융산업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고는 고마진을 낼 수 없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목표는 '농협 특화 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이다. 지주사의 시너지 영역을 국내에서 해외사업으로 확대해 글로벌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출발이 늦은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반격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농협금융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 비전으로 중국과 동남아, 서남아를 아우르는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며 "농업금융 니즈가 큰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과 경제부문이 동반 진출하는 농협만의 특화된 방식으로 현지 진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국가별, 사업별로 정밀한 전략을 수립한 것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함이다. 지주 글로벌전략국은 글로벌전략부로 격상했고 NH투자증권에는 글로벌추진부를 신설했다.폭넓은 해외네트워크와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삼겠다는 농협금융이다. 특히 아시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기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은 농협금융이 꼽는 우선 진출 추진 이유다. 농업개발 수요가 큰 만큼 농협금융의 경험과 노하우 전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농협 경제부문의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유통·농기계·종자 등 실물경제 부문과 금융부문의 융합 사업모델을 적용해 차별화하고 있다.
중국 공소집단유한공사(공소그룹)와는 은행·증권·손해보험 등 금융 관련 합작 사업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아그리뱅크(AgriBank·농업농촌발전은행)와 은행·비은행 부문에 걸쳐 11대 협력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투(HTOO)그룹과도 농기계 할부금융 프로젝트를 협업하는 등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추가 사업을 위한 양사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얀마 현지 사업모델도 구축할 예정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소액대출기관(MFI·Micro Finance Institute)을 인수해 현지 거점을 확보해둔 상태다. 농협금융은 캄보디아를 2차 산업이 없는 농업 중심 국가로 농업 생산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인도·홍콩·호찌민 점포 신설 추진 등 해외 네트워크 역시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은행(베트남·미얀마) 5600만달러, 증권(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 약 2200억원 등 주요 점포에 대해서는 영업자금 증액으로 사업 다변화 토대를 만들었다.
전략은 보다 다각화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농협은행 홍콩지점 인가 설립 준비단계에 착수하고 NH투자증권과 함께 그룹 해외자산 운용 허브 구축에 주력한다. 인도 농협은행 지점 개설도 올해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2차 인가 획득을 진행 중이다. 현지 영업력 강화를 위한 기존 거점의 증자도 단행했다. 농협은행 미얀마 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여신물량·지점망 확충)와 NH증권 홍콩법인(해외 투자금융(IB)·채권투자 확대)이 각각 1200만·1억2500만 달러를 증자했다.
아시아 내 네트워크 확장과 GIB(그룹&글로벌 투자금융)를 위한 선진시장 거점을 마련한다는 투트랙 (two-track) 전략도 제시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에서는 M&A나 신설, 파트너십에 기반한 합작을 통해 현지화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미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영국에서는 국내외 고객기반을 확충하고 본점의 해외자산운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GIB 시너지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궁극의 목적은 농협금융 차원의 해외자산운용과 글로벌 IB 사업역량 강화다. 농협금융은 올해 홍콩 이외에도 뉴욕과 싱가포르 등에도 글로벌 자산운용·IB 허브를 구축키로 했다. 해외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자회사 인력과 투자자원은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농협금융은 밝혔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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