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부진, 신차 가뭄에 이어 임금과 단체협약에서까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노동조합 '모범생'으로 분류돼왔던 르노삼성 노조에 강성 노조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급변한 탓이다.
13일 르노삼성 노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열린 11차 협상에서 회사 측 제시안을 놓고 2018년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노조가 인상을 요구하는 기본급은 동결하되 보상금을 지급하는 안을 내놨다. 내용은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원을 비롯, 일시 지급 총 보상액 최대 1400만원이다. 애초 르노삼성 측은 판매 부진으로 큰 폭의 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자기계발비 2만133원 인상, 특별 격려금 300만원, 누적 300만대 달성 등에 따른 축하 격려금 250%, 2교대 수당 인상 등을 요구 중이다.
르노삼성은 해넘이 임단협 속 4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에 실패했고,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연내 매듭을 짓지 못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작년 6월 첫 상견례 이후 지속해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해를 넘겼고 이 과정에서 노조는 부분파업 카드를 꺼냈다. 작년 12월 노조 집행부 교체 이후에는 한 달 사이에만 3차례나 이뤄졌다. 새로 들어선 노조지회장은 과거 민주노총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를 만들기도 한 '강성성향'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산적한 숙제를 풀기 바쁜 르노삼성으로서는 임단협 매듭이 최우선이다. 한때 내수 3위까지 올랐던 순위는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 꼴찌를 달렸다. 수입·판매차로 반전을 꾀했지만,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게 뼈아팠다. 내수 판매 부진을 만회해왔던 수출 계약도 올해 9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2011~2012년 국내 생산 모델들의 내수 판매 부진으로 3800억원의 적자를 냈던 르노삼성은 2014년 르노 본사로부터 수출용 로그 생산 물량을 위탁받으며 숨통을 틔웠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를 연 10만~13만대 위탁 생산하면서 연산 27만대의 공장을 완전 가동할 수 있게 돼 적자에서도 벗어났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