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에 쏠린 `반도체 코리아`, 세계 1위 왕좌 인텔이 넘본다

메모리에 쏠린 `반도체 코리아`, 세계 1위 왕좌 인텔이 넘본다
박정일 기자   comja77@dt.co.kr |   입력: 2019-01-09 18:09
메모리에 쏠린 `반도체 코리아`, 세계 1위 왕좌 인텔이 넘본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코리아'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당장 작년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뺏길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반도체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종합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키워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액은 20조원을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7년 4분기부터 이어지던 '20조원대 매출 행진'이 중단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잠정 실적 공시에서 작년 4분기 5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65조4600억원)보다 6조4600억원 줄어든 숫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 하락이 매출 감소에 상당 수준 기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4조7700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인텔은 지난해 10월 말 발표한 실적 가이던스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190억달러로 제시했다. 약 21조3600억원에 달하는 액수로, 삼성전자보다 좋은 성적표다. 최근 CPU(중앙처리장치) 공급 부족 상황과 신제품 출시 발표 등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인텔의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당분간 내림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1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전 달보다 10% 하락하고 오는 3월에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업계에서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재고 물량을 기존 2주치에서 8일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수요에 맞춰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있을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비트그로스(용량 기준 생산량 증가율)에 대한 설명이 나오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려 24년간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황제'로 군림하던 인텔을 밀어내고 작년까지 2년 연속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올해는 2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D램 매출이 전체의 80%, 낸드플래시가 18%를 차지하는 등 98%의 매출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오고 있어, 시장 변화가 실적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메모리반도체가 올 하반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매출 상승 등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이 약 100억 달러(약 11조원) 수준으로 아직 전체 반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한 만큼 아직 메모리 의존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주력 제품인 CPU의 경우 가격 부침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메모리반도체는 기본적으로 가격 등락이 불가피하다"며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메모리 의존도를 탈피하고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도록 기업의 투자 확대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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