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포럼] 수요자중심 공유교통체제가 대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01/2019010902102369640001[1].jpg "[포럼] 수요자중심 공유교통체제가 대세다")
지난 2018 한해 동안 교통분야에서는 많은 변화의 시도들이 있었다. 굵직한 것 중 하나는 남북 관계 개선의 결과로 이어진 남북철도 도로연결 착공식이었다. 물론 공사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개통이 되면 미래 우리나라에 커다란 경제적 가치를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3기 신도시 선정과 더불어 진행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착공도 기존 교통체계와는 다른 새로운 교통인프라가 도입되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의 시도는 역시 소위 카풀서비스로 대변되는 공유교통체계가 기존 교통서비스 산업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혁신적인 시도이지만 기존 택시업계와의 사회적 갈등이 표출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도시화, 인구구조 변화로 공유경제형 생활 패턴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면서, 시민들은 각자 자신의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새로운 도시생활 서비스 즉, 온디멘드(On-demand)로 불리는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교통서비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도로 확산된 스마트폰으로 인해 이미 전세계의 도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이었던 자가용 대신 우버, 리프트, 그립 등 공유형 교통서비스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도심지에서 자가용 이용 시 주차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고, 대중교통 이용 시 목적지점까지 걷거나 중간에 갈아타는 불편도 없다.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교통산업구조로는 좀처럼 풀기 어려웠던 자가용 이용 증가와 출퇴근 교통정체, 소음과 매연 등 도시교통 및 환경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전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기존 교통서비스 산업을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머지않아 밀려들어올 해외 종속형 서비스산업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관련 기술은 사회전반에 걸쳐 4차산업혁명을 향한 가속기 역할을 하고 있다. 교통부문에서도 이런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교통체계의 효율성과 안전성, 친환경성을 향상시키는 교통 신기술의 개발노력이 산업계와 학계 및 연구계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선진국 중심으로 논의되는 미래형 교통 신기술은 자율화(Autom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 그리고 통합화(Integration)로 나타나는 스마트모빌리티 개념으로 대표된다. 즉, 자율주행자동차와 전기자동차가 신교통수단으로 편입되고 이를 기존 교통체계와 연계하고 통합해서 시민 개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과 친환경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어 더욱 안전하고 깨끗하며 편리한 교통서비스가 시민들에게 제공될 것이다. 자가용 이용 중심이었던 기존의 통행특성이 각자의 통행목적에 따라 공유차량과 대중교통을 상호연계하는 취사선택으로 자유롭게 변화된다. 스마트폰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자가용 수요를 줄일 수 있어 교통서비스의 품질이 대폭 향상될 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에게는 이동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자가용 승용차 이용과 공급자 중심의 대중교통 서비스 체계를 이용자 중심의 공유교통 서비스 체계로 전환하는 혁명적 수준의 변화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기존 교통서비스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통서비스에 적용되어온 전통적인 요금 구조와 수익배분 구조, 운영방식과 고용방식 등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카풀서비스 출범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해결방안을 찾기 어려운 사회적인 갈등이 지속되면서, 결국 4차산업으로의 진입이 늦춰질 우려가 있다. 도입 초기에 기존 산업계에 어느 정도 어려움이 동반될 수도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을 믿어보자. 변화에는 고통이 따르고 고통이 없으면 이득도 없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지난해 보다 더 크고 더 많은 변화의 요구가 교통서비스 산업 전반에 밀려올 것으로 예측된다. 한발 더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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