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지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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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지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지리의 힘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펴냄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 하늘이 주는 좋은 때는 지리(地理)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地理)의 이로움은 인화를 당해낼 수 없다.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사람이 절대 중요한 것은 당연한 터이고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천시보다 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리의 힘'은 지리로 인해 유불리가 정해지는 세력 판도를 분석한 책이다. 번역 출간된 지 3년 넘은 책에 다시 관심이 가는 이유는 비록 제한된 시각과 거친 분석이 아쉽지만, 미중 무역갈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의 충돌 등이 모두 지정학적 함수이기 때문이다.

책은 맹자가 말한 바로 그 '지리'를 현대 국가의 지정경학적(地政經學的) 시각에서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패권국가가 된 것은 정한 이치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아우르는 대륙은 생산력이 지구 어떤 곳보다도 월등할 뿐 아니라 내륙의 강들은 물류와 교통에 탁월하다. 미국은 막강한 해군력으로 적의 문 앞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적들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야 미국에 닿을 수 있다. 러시아는 부동항의 부재라는 불가항력으로, 중국은 초강대국의 절대 조건인 식량 자급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중국이 구 소련제 고물 항모를 개조해 현재 항모 1척을 갖고 있고 현재 2척을 건조 중이지만 미국은 1척으로 그 모두를 대적하고도 남을 항모를 무려 10척이나 갖고 있다.

세계 11개 국가 및 지역의 지정학을 설명하는 데는 한국도 끼어있다. 한반도의 위치와 지형에 기초해 한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경유지였다고 분석한다. 북핵에 대한 분석은 없다. 저자가 파이낸셜타임스 기자 출신의 저널리스트로 전문학자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반도 지정학 분석이 전래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어떤 문제를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관점의 확대를 이끌어주는 책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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