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영 한컴그룹 첫 여성 CTO
삼성SDS·안랩 등도 잇단 발탁
남성 위주 보수적 문화에 파격
삼성SDS·안랩 등도 잇단 발탁
남성 위주 보수적 문화에 파격
국내 SW업계에 여성계 파워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능력있는 여성 인재들이 임원 승진 등으로 각 실무 분야에서 점점 직위를 높여가며,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조직 문화에 파격을 주고 있다.
3일 한컴그룹은 2019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총 20명 규모의 임원 승진 및 신규 선임을 발표했다. 이번 임원인사는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해 신사업에 힘을 쏟는 동시에, 우수한 성과와 역량 중심의 차세대 리더를 발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오순영 전무다. 창립 이래 첫 여성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된 오 전무는 2004년 입사해 PM(프로젝트 매니저) 업무를 전담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40대에 상무로 승진, 한컴인터프리 대표를 맡아왔다. 그리고 자회사 대표를 맡은지 1년 만에 다시 전무로 고속 승진한 셈이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오 전무는 그동안 한컴오피스의 범용성 확장과 호환성을 높였고, 모바일 오피스 개발을 진두지휘했었다"면서 "최근에는 지니톡의 음성인식, 자동통번역 등 그룹의 신사업인 인공지능 분야를 단 시간 내 고도화 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한컴그룹은 이와 함께 신사업의 일환으로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박상희 이사도 상무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그룹에서 첨단 기술 기반 PMO와 클라우드 분야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임무를 맡는다. 박미영 경영지원실장도 상무이사로 승진했다.
국내 IT서비스 업계의 맏형인 삼성SDS도 앞서 지난해 12월, 윤심 연구소장을 첫 여성 부사장으로 발탁한 바 있다. 윤 부사장과 함께 전무 1명, 상무 2명이 승진되면서 전체 여성 임원 수가 사상 최대인 10명으로 늘었다.
안랩도 지난해 11월 방인구 전 서비스사업부장(현 한국통신인터넷기술 부사장)의 후임으로 임영선 상무를 서비스사업부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1999년 안랩에 입사한 임 상무는 고객지원실장, HR실장, 인터넷사업본부장, 보안서비스본부장을 거쳐 EP기술지원본부장을 지내며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국내 SW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SAP 등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여성 임원들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IT 분야는 젊은 산업으로, 해외 SW 기업들은 여성 임원 비중이 상당하고 조직문화도 여성친화적인 편"이라면서 "반면 국내 SW 기업들은 최근에서야 여성 인력의 롤모델이 될만한 인재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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