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스타벅스가 골목상권과의 '상생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 초 내놓을 상생안이 자칫하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출석 전날 증인 신청이 취소됐다. 스타벅스가 자체적으로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대표의 출석을 요청했던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 측이 출석 요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스타벅스의 출점이 실제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느냐다. 스타벅스는 꾸준히 "현재의 출점 전략은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오히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등 일종의 '랜드마크' 효과가 나타나며 상권이 활성화된다고 보는 쪽도 있다.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나 '동네 카페'는 피해를 입겠지만 이를 '골목상권'으로 통칭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있는 지역은 '스세권'이라 불릴 정도로 상권이 살아난다"며 "이를 골목상권 침해라 부르는 것은 과도한 길들이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상생안을 내놓더라도 해결되는 것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스타벅스의 입점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소형 커피숍들보다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광범위한 상생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경쟁자인 커피숍들에 상생을 제안하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라며 "스타벅스에게 요구하는 '상생'이 어떤 것인지부터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타벅스는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초 상생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상생안이 기존에 진행하던 재능기부, 장학사업 등의 사회공헌활동의 연장선상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지역 상권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출점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