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KT를 상대로 공동소송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4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 일동은 KT의 고압적이고 무책임한 (위로금 지급 대상) 선별 방침을 거부하고, 불통기업 KT를 상대로 공동소송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며 "상인 피해가 실효적으로 보상될 때까지 끝까지 KT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KT 통신구 화재가 발생하자 인근 지역에선 전화와 인터넷이 불통되는 등 불편이 속출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주문 전화를 받을 수 없게 되거나 카드결제에 장애가 생겨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았다.
이에 최근 소상공인연합회는 KT에 공동조사단을 꾸려 실태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지만, KT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KT가 이번 사고로 영업에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피해 신고를 받고 있지만 이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연합회 측은 주장했다.
현재 KT는 연 매출 5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장애 사실을 접수하고 있다. 상인이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챙겨 직접 인근 주민센터로 가서 장애 사실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동사무소를 빌려 자의적, 형식적으로 피해를 접수하겠다는 KT의 권위적인 행태는 소상공인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와 보상하는 게 당연한 도리임에도 KT는 보상이 아니라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한다"며 "또 피해자가 직접 찾아와야 하고 연 매출 5억원 이하에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영업자로 제한해서 '선별'해서 주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KT가 사고 초기 제시한 요금감면 안에 대해서도 "실질 피해액의 몇 분의 일이 될지 모를 돈을 받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KT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고압적이고 교묘한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KT에 공동조사단을 구성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통신망을 동원해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있는 그대로 접수하고 연합회,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서 업종별·규모별 피해 기준을 명확히 해 이를 바탕으로 개별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연합회는 △KT 황창규 회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 △KT가 무과실 책임을 지도록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14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열린 'KT 불통사태 피해 상인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은표 KT불통사태피해상인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오른쪽 다섯번째)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