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보다 큰 덩치에도 불구
가격차 300만원도 안돼 '각광'
가격차 300만원도 안돼 '각광'
사전계약 2만대 돌파 '대박조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팰리세이드'(사진)가 초반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침체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내년 출시 예정이었던 팰리세이드의 등판을 앞당겼다. 이는 곧 사전계약 대박으로 이어졌고, 물밀 듯 들어오는 수요에 생산물량을 10만대 이상으로 늘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초 팰리세이드(프로젝트명 LX2)의 연간 생산 대수를 9만여 대로 책정해 국내와 해외에서 판매를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이달 초까지 생산 채비를 마친 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등판일을 앞당겼다.
팰리세이드의 조기 투입은 '대성공'이었다. 사전계약 첫날 3468대의 계약 실적을 올렸고, 출시 당일인 지난 10일까지 영업일 기준 8일 동안 2만506대의 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국내 대형 SUV 연간 수요(4만7000대)의 43.63%에 해당한다. 최소 차량 4종 이상의 연간 판매량 합계를 팰리세이드 1종으로 약 일주일 만에 절반 가까이 채운 셈이다.
예기치 못한 수요에 연간 생산대수 수정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수요를 고려하면 10만대 이상 생산이 불가피하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은 "현재에도 하루 250여 대 이상의 사전계약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내부에서 책정한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 목표는 물론, 생산까지 새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팰리세이드의 '착한 가격'이 소비자를 움직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기존 싼타페보다 큰 덩치에도 가격 차이(경유 2.2 모델 기준)는 300만원도 채 나지 않는다. 중형 SUV를 고려했던 소비자가 대형 SUV로 옮겨타기 힘든 금액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차가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기아차 모하비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 한 점 역시 이례적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탓에 사실상 외관 디자인만 빼면 비슷한 급의 차종은 쌍둥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차량 가격은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조금 비싼 정책을 유지해왔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등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현대차 내부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절박함이 묻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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